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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주님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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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주님의 기도

박태식 신부(성공회 장애인센터 ‘함께사는세상’ 원장)

그러므로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듯이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영원토록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
마태 6,9-13

예수님은 기도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던 분이었습니다. 크게 두 가지 원칙이 있는데, ‘혼자 하는 기도’와 ‘중언부언 않는 기도’였습니다. 마태 6,5-8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그런 원칙대로 예수님은 기도하셨습니다.

그렇게 자나 깨나 기도생활을 강조하셨던 분이었으니 제자들이 어느 날 예수님에게 기도문을 부탁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 때 주어진 기도문이 초대 교회를 지나 2천년 세월을 흘러 우리도 미사시간에 외우고 있습니다. 복음이 가진 위력입니다. 그런데 한번 보십시오. 기도 내용이 매우 짧지 않습니까? 아무리 천천히 읽어도 채 3분을 넘지 않을 겁니다.

주의 기도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집니다. 9-10절은 하느님과 사람의 관계를 전제로 하는 내용이고 11-13절은 오로지 사람의 입장에서 하는 기도입니다. 기도를 할 때는 먼저 기도드리는 대상을 인식하고 그분의 뜻을 물어보아야 합니다. 그분의 이름이 거룩해지고, 그분의 나라가 오고, 그분의 뜻이 땅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맡기자는 자세입니다.

우리는 기아와 재난과 폭력을 몰아내기 위해 기도를 하지만 우리 뜻대로 세상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관찰자가 아니라 분명 역사에 개입하는 분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느님의 진정한 뜻을 모른다고 해야 옳을 겁니다. 그저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세상 위로 내려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주의 기도문에는 우리의 기원도 있습니다. 오늘 먹을 빵을 좀 주십시오. 배고파 죽겠습니다. 빚(죄) 좀 탕감해주십시오. 빚 때문에 사는 게 사는 게 아닙니다. 매일 마음을 다져먹지만 나는 항상 유혹에 빠지는 약한 인간입니다. 좀 살려 주십시오. 자신의 약한 처지를 보여주는 아주 구체적인 기도입니다.

예수님이 알려준 기도는 우리가 드려야 할 기도의 전형입니다.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맡기면서 내 문제를 솔직하게 토로하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도란 하느님과 나누는 진지한 대화로 보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