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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제 해결하기]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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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제 해결하기] 걱정

박태식 신부(성공회 장애인센터 ‘함께사는세상’ 원장)

“그러므로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는 무엇을 먹고 마시며 살아갈까, 또 몸에는 무엇을 걸칠까 하고 걱정하지 마라. 목숨이 음식보다 소중하지 않느냐? 또 몸이 옷보다 소중하지 않느냐?
공중의 새들을 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거나 거두거나 곳간에 모아들이지 않아도 하늘에 계신 너희의 아버지께서 먹여주신다. 너희는 새보다 훨씬 귀하지 않느냐?
너희 가운데 누가 걱정한다고 목숨을 한 시간인들 더 늘일 수 있겠느냐?
또 너희는 어찌하여 옷 걱정을 하느냐? 들꽃이 어떻게 자라는가 살펴보아라. 그것들은 수고도 하지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온갖 영화를 누린 솔로몬도 이 꽃 한 송이만큼 화려하게 차려 입지 못하였다.
너희는 어찌하여 그렇게도 믿음이 약하냐? 오늘 피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질 들꽃도 하느님께서 이처럼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야 얼마나 더 잘 입히시겠느냐?
그러므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또 무엇을 입을까 하고 걱정하지 마라.
이런 것들은 모두 이방인들이 찾는 것이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잘 알고 계신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것을 구하여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내일 일은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 하루의 괴로움은 그 날에 겪는 것만으로 족하다.”
마태 6,25-34

걱정하지 말라

어느 날 제자들이 예수님 앞에서 음식과 의복 걱정을 했습니다. 먹고 입을 것이 없어 죽을 지경이라는 것이지요. 그러자 예수님은 모두를 데리고 광야로 나가더니 뜬금없이 하늘 나는 새를 가리키며 한 말씀 던집니다.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보시오. 그것들은 씨를 뿌리지도 않고 추수하지도 않을 뿐더러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하늘 아버지께서는 그것들을 먹여 주십니다. 여러분은 그것들 보다 귀하지 않습니까?” 그러더니 이번에는 갑자기 들꽃을 가리키며 “여러분은 왜 옷 걱정을 합니까? 들의 백합꽃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관찰해 보시오. 그것들은 수고하지 않고 물레질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에게 말하거니와 온갖 영화를 누린 솔로몬도 그것들 가운데 하나만큼 차려입지 못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말씀의 뜻은 분명합니다. 새나 들꽃 같은 미물도 그렇게 정성스레 가꾸시는 하느님인데 어찌 만물의 영장인 인간을 박대하시겠냐는 것이지요. 이런 식의 논법을 두고 그레코-로망 세계에서는 ‘대비논법’(a minori ad majus)라 했는데, 우리 식으로는 ‘하물며’를 넣어 “미물도 그렇게 잘 먹이시고 입히시는데, 하물며 너희들을 헐벗게 하고 굶기시겠느냐?”로 풀어쓸 수 있습니다. 특히, 성서에는 ‘백합꽃’이라고 번역되어 있지만 헬라어 원문인 ‘크리나’는 불쏘시개 감으로나 쓰이는 잡꽃을 뜻합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인간이 중요한 존재라는 느낌이 한층 더 살아났을 겁니다.  

예수님은 내일 걱정이라도 도통 안하는 분입니다. 그저 그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고 빵도 오늘 먹을 것만 있으면 됩니다. 미래를 걱정해 당장 쓰지도 않는 돈을 통장에 잔뜩 넣어놓고, 한달 먹을 음식으로 냉장고를 꽉 채워놓는 우리와는 전혀 다는 생활태도입니다.

간단합니다. 인간은 오늘만 살고 내일은 죽을지 모르는 가련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일하는 건물에 갑자기 비행기가 와서 박을 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트럭이 중앙선을 넘어와서 부딪치는 데 어떻게 하라는 말입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하느님 앞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는 겁니다. 요즘으로 보면 예수님을 실존주의자라고 치켜세웠을 법 합니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