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박태식의 함께 사는 이야기 전환 – 세례자 요한

[나의 생활방식 탐구]전환 – 세례자 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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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활방식 탐구]전환 – 세례자 요한

박태식 신부(성공회 장애인센터 ‘함께사는세상’ 원장)

마르 1,1-8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의 시작.
예언자 이사야의 글에, “이제 내가 일꾼을 너보다 먼저 보내니 그가 네 갈 길을 미리 닦아놓으리라.” 하였고,
또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가 들린다. ‘너희는 주의 길을 닦고 그의 길을 고르게 하여라.'” 하였는데, 기록되어 있는 대로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 나타나 “회개하고 세례를 받아라. 그러면 죄를 용서받을 것이다.” 하고 선포하였다.
그 때 온 유다 지방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이 그에게 와서 죄를 고백하며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았다.
요한은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으며 살았다.
그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나보다 더 훌륭한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의 신발끈을 풀어드릴 만한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었지만 그분은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것이다.”

세례자 요한의 행동거지와 선포를 보면 두 가지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낙타털옷을 입고 가죽 띠를 둘렀으며 메뚜기와 들 꿀을 먹었다는 것은 아주 거친 생활을 했다는 뜻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는 들 꿀과 메뚜기에 얼마나 영양가가 많은데 그런 말을 하냐? 며 의문을 표시할 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당시 이스라엘에서 메뚜기와 들 꿀은 거친 생활을 보여주는 표시였습니다. 낙타털옷은 더할 나위 없고요.

그렇게 마을을 떠나 금욕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은 대체로 나지르 선언을 한 경우입니다. 나지르 선언은, 앞으로 세상 즐거움을 모두 포기한 채 오로지 하느님만을 섬기겠다는 선언으로, 대표적인 특징은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는 데 있습니다. 구약시대의 유명한 판관인 삼손이 바로 나지르였습니다.

다음으로 세례자 요한의 한 선포의 내용입니다. 세례자는 회개를 하고 그 표시로 세례를 받으라고 하면서 곧 오실 분에 대해 말합니다. 오실 분은 세례자 보다 훨씬 강한 분이며 성령세례를 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마태오복음에는 장차 오실 분이 성령과 불로 세례를 베푼다고 되어 있습니다(3,11). 구약성서 시대로부터 불세례는 심판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장차 오실 분은 무시무시한 힘으로 세상을 다스리실 종말 심판관이 됩니다. 그런 식으로 임박한 종말심판을 선언하는 이를 두고 ‘종말-묵시적 예언자’로 분류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하느님에게 일생을 담보 잡힌 종말-묵시적 예언자였습니다. 대개 그렇듯이, 이런 사람들은 윤리적으로 철두철미하게 깨끗하며 또한 남들에게도 그렇게 살 것을 요구합니다. 사실 종말심판이 임박한 위기상황에서는 누구라도 죄를 짓지는 않을 것입니다. 요한의 메시지가 힘이 있다면 각 사람의 죄악을 깨닫게 만들었기 때문이고, 그런 이유로 세례를 받아 종말심판을 대비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었습니다.

예수님의 별명 중 하나가 바로 ‘세례자 요한’이었습니다(마르 8,27-30). 예수님 역시 종말-묵시적 예언자의 면모를 가지셨다는 뜻입니다. 요한은 어느 모로 보아도 예수님의 길을 예비한 사람임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