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박태식의 함께 사는 이야기 나의 믿음 – 베드로의 메시아고백

[나의 정체성 발견하기]나의 믿음 – 베드로의 메시아고백

629
0
공유

[나의 정체성 발견하기]나의 믿음 – 베드로의 메시아고백

박태식 신부(성공회 장애인센터 ‘함께사는세상’ 원장)

예수께서 필립보의 가이사리아 지방에 이르렀을 때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 하더냐?” 하고 물으셨다.
“어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이라 하고 어떤 사람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자들이 이렇게 대답하자
예수께서 이번에는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시몬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시몬 바르요나, 너에게 그것을 알려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 너는 복이 있다.
잘 들어라.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나서 예수께서는 자신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단단히 당부하셨다.
그 때부터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자신이 반드시 예루살렘에 올라가 원로들과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그들의 손에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임을 알려주셨다.
베드로는 예수를 붙들고 “주님, 안 됩니다. 결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하고 말리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베드로를 돌아다보시고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장애물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을 생각하는구나!” 하고 꾸짖으셨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제 목숨을 살리려고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얻을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의 목숨을 무엇과 바꾸겠느냐?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자기 천사들을 거느리고 올 터인데 그 때에 그는 각자에게 그 행한 대로 갚아줄 것이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여기 서 있는 사람들 중에는 죽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자기 나라에 임금으로 오는 것을 볼 사람도 있다.”
마태 16,13-28

베드로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예수님의 수제자입니다. 예수님은 갈릴리 호숫가에서 처음으로 베드로를 제자 삼으셨고 가시는 곳 마다 베드로를 데리고 다니셨습니다. 변모 산이든, 게쎄마니 동산이든 예외가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베드로는 예수님으로부터 일생을 가로지를 중대한 질문을 받습니다.

예수님이 언젠가 사람들이 자신을 무어라 부르는지 궁금하셨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설문조사를 시켰더니 ‘세례자 요한’,  ‘엘리야’,  ‘예언자’라는 세 가지 호칭이 올라왔습니다. 모두 종말-묵시적인 예언자들인데 예수님도 종말을 선포하는 설교를 곧잘 하셨으니 그렇게 불릴 만도 합니다. 그런 조사결과를 들은 예수님이 이제 제자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그렇다면 너희들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베드로는 “선생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아주 짧은 대답입니다. 그렇지만 이는 그리스도 역사상 최초의 신앙고백이기도 합니다. 요즘 우리가 미사 시간에 바치는 신앙고백은 사도신경입니다. 그 사도신경을 뿌리까지 좇아가면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만납니다. 처음에는 아주 간단했지요. 동정녀 탄생이나 본시오 빌라도 대목이나 예수님의 부활, 재림도 없고 그저 간단한 말 한마디입니다.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신앙의 엑기스가 담겨 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은 여느 인간이 도저히 참여할 수 없는 하느님과 예수님의 유일무이한 관계를 나타내고 ‘그리스도’는 이스라엘이 기다리던 메시아였으니 예수님의 정체를 제대로 알려주는 셈입니다. 어리벙벙한 어부 출신으로만 알았던 베드로의 입에서 너무나 정확한 말이 나온 겁니다. 베드로는 그리스도 역사상 최초로 신앙 고백을 한 인물입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점은 바로 그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