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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가복음 20장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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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헤로데 당원들이 손을 잡았습니다. 이 둘의 관계는 원래 좋지 않은 관계이지만 예수님을 죽이기 위하여 손을 잡았습니다. 이것은 결국 둘의 사상은 다르지만 자신들의 기득권과 권력을 유지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이들이 예수님께 던진 질문은 대답하기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카이사르에 세금을 바치는 문제”는 식민치하에서 고통받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현실적인 문제이며서도 동시에 우리의 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일본이 시행한 단발령과 창씨개명처럼 종교적․민족적 상황까지 맞물려 대다수의 사람들을 힘들게 만드는 문제였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동전을 보이시며 먼저 확인을 합니다.
 
“이것이 누구의 것이냐?”
 
그들의 대답에 따라 예수님의 대답도 달라졌을 것입니다. 그들은 그것이 카이사르의 것임을 인정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은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너희가 인정하는 주인에게 바칠 것을 바쳐라. 그리고 하느님의 것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하십니다.
 
결국 예수님은 카이사르와 하느님을 구분하기를 원하신 것이 아니라 그들이 던진 난처한 질문을 통해 그들이 깨닫기를 원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사람이 두려워 자신의 말을 바꾸실 분이 아니십니다.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는 그들의 상황과 한계를 드러내시는 말이며 핵심은 이어지는 하느님의 것을 하느님께 바치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어디에 속한 사람입니까? 세상과 하느님 나라 사이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아니면 하느님 나라에 모든 것을 투신하는 사람입니까? 우리의 정체성이 우리의 삶을 규정하고, 우리의 삶이 우리의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주일만 교인일 수는 없습니다. 특정한 시간에만 교인일 수는 결코 없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이 세상에서의 권력, 재력, 명예 등 모든 것을 누리고 하느님 나라도 차지할 수 있다고 선포합니다.
 
복음은 분명하게 선포합니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 자본이 모든 것이 되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우리는 선택해야 합니다. 하느님이냐! 재물이냐! 우리는 누구를 주인으로 인정하고 누구의 법을 따를 것입니까?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불의와 폭력이 가득합니다. 무엇이 필요합니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떤 이들은 분노가, 어떤 이들은 지혜가, 어떤 이들은 사랑이, 어떤 이들은 능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나”의 변화와 실천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내가 하느님 앞에 올바로 설 때, 우리가 할 일은 밝게 드러날 것입니다. 그리고 결코 무너질 것 같지 않은 저 세상의 불의와 폭력은 주님의 정의와 사랑 앞에, 하느님의 사람의 삶 앞에 무너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