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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에서 첫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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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에서 첫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신비로운 빛이라는 지명 이름대로
3가지 신비로운 것을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만어사 종석” “, “얼음골”, “표충비””..

 

그러나 내 기억에는 영화 “밀양”의
대사들이 더 각인되어 있습니다.

 

이창동감독이 토로하고자 했던 내용들을 생각하며
이번 “밀양에서 팽목항까지” 320키로
도보 묵언 기도 순례를 송전탑 할매들의 투쟁지인 평밭 마을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밀양 영화의 원작인 이청준의 “벌레이야기”
와 전도연 주연의 밀양 영화 스토리와
현재도 진행형인 밀양송전탑에 관한
현지 할매.할배들의 외로운 외침이 모두 일관되게
우리에게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화해를 한다고 하고 있고,
죄도 피해자와는 별개로 그들만의 리그로
용서를 하고, 속죄 받았다고 뻔뻔히 외치고 있는 현실이 그렇고

그것이 안타깝습니다.

 

밀양 현지 주민의 집에서 자고,
할매들이 농성장에서 지어준 아침 쑥국을 먹고
6일 출발을 했습니다.

 

추적 추적 내리는 비를 호들갑스럽게 피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그대로 맞으면서 말없이 그 마을을 벗어나 뒤돌아 보니 안개로 모습이

전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던 문제의 송전탑이 빼꼼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뻔뻔한 밀양 영화에서의 아들을 죽인 범인의
얼굴 모습을 닮아 있슴을 느낍니다.

 

현지 주민 두분이 우리와 일정을 함께 하기 위해 같이 걷고 있습니다.

 

퇴직 교장선생님도 70이 넘은 노구의 몸으로
앞에서 휘적 휘적 발을 옮기고 계십니다.

 

그 선생님의 선한 얼굴과 음성에서 이런 말씀을 하심에 허허로운 내 가슴에 빗줄기가 그대로
젖어 듭니다.

 

“내가 교육 공직자로 선하게 살아왔고 여생도 그리하려 이곳에 정착을 했는데, 일제 시대에도
빨갱이 통치 시절에도 이런 경우는 없었다며
국가의 개념은 내 마음에서 이미 없어졌고
투쟁을 결코 멈추지 않겠다”

 

일개 평범하고 선한 백성의 결기 표출이
제 마음에는 처연하기조차 합니다.

 

걷는 내내 비가 옵니다.

표충비의 눈물같다 싶습니다.

 

차가운 봄 빗줄기와 밀양의 눈물이
팽목항의 멈추지 않는 눈물의
마중물인듯 싶습니다.

 

속절없이 만개한 벗꽃이 그나마
밝은 빛으로 밀양의 땅에 꽃비가 되어
점점히 흩날리고 있습니다.

 

3일 차..

진주성에 도착했습니다.

남강은 말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