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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5일, 감별의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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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5일 2013년 2월 18일 (월)

감별의 고수
(오늘의 말씀 – 마태복음 25장 31절 ~ 46절)

묵상의 글

어차피 우리의 삶이 하느님으로부터 평가를 받는다는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도덕적으로 살려고 책임감 있게 살려고 세상에 뭔가 기여하면서 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적어도 이런 것들을 기준으로 우리를 오른쪽에 세우던지 왼쪽에 내치던지 해야 옳은 것 아닙니까? 갑자기 ‘가장 보잘 것 없는 이에게 어떻게 했는지’를 가지고 판가름을 하겠다니 예수님은 참 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나눔의 집에도 후원하고 대한문 앞을 지나다닐 때에도 지갑을 열었고 직업이긴 하지만 늘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었으니 조발 것 없는 이를 완전 모른 척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더 이상 캐물으시면 불편해집니다. 사실 보잘 것 없는 이를 가까이서 보면 어떤지 아십니까? 빈부나 상하를 떠나서, 좋은 말로 알려줘도 잘 못 알아듣고, 스스로 변하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엉뚱한 것에 시간을 다 보냅니다. 결국 보잘 것 없다고 무시하게 만들죠. 보잘 것 없는 생 얼굴 뒤에 고귀한 것이 숨겨져 있다고 믿고 싶지만 그것은 정신이고 가치 일뿐 현실적인 생활에서야 어떻게 그런 모습을 보고 예수님인줄 알겠습니까? 그러니까 상대가 어떤 상태이건 존귀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영적이고 인격적인 방연이라는 말씀인데 그럼 우리 세상살이를 놓고 그런 고차원적인 평가를 하신다는 겁니까?

나와 내 가족을 위한 삶이긴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통과하겠거니 했는데… 역시 하느님은 우리를 다루는 데 고수입니다. 세상의 가치, 인간적인 가치로는 알아볼 수 없는 ‘보잘 것 없는 이’에 담겨진 가치를 추구하며 살라고 하십니다. 가끔 지갑을 여는 것으로는 묻어갈 수 없고, 속사람을 바꾸어야 한다는 고수와 대면을 하고 말았습니다. 너무 긴 시간 묵상을 했나봅니다.

오늘의 기도

자비로우신 주 하느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 해준 것이 바로 주님께 해준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에 따라서 사람을 차별하거나 업신 여기지 않고,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누구에게나 친절과 환대를 베푸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주님 저에게 하느님이 창조하신 모든 것을 귀히 여기는 마음을 주십시오. 아멘.

대한성공회 교육훈련국 2013년 사순절 묵상집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