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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와 에큐메니컬 운동 – [기독공보] 세계교회 이야기 (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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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와 에큐메니컬 운동 – [기독공보] 세계교회 이야기 (3회)

주낙현 신부 (성공회 서울 주교좌 성당 사제)

“성공회는 교회의 궁극적 일치를 위해서 때가 이르면 기쁘게 사라지기를 희망하는 교회이다.” 이 말은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한 성공회의 태도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에큐메니컬 운동’은 다양하게 나뉜 그리스도교 교단들 사이의 대화와 일치, 공동의 협력과 선교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이 대화와 일치의 근거는 예수께서 당신을 따르는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요한17:21) 하신 기도이다. 한분이신 하느님 신앙 안에서 다양한 역사와 문화의 상황에 놓인 교단들이 서로 협력하며 하느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일이 바로 에큐메니컬 운동의 본뜻이다. 성공회는 두 가지 차원, 즉 성공회 내부의 일치, 그리고 외부 교단들과 나누는 일치와 대화에 헌신하며 세계 교회 에큐메니컬 운동의 선구자 교회가 되었다.

성공회 내부의 일치 문제는 세계로 확대되며 생긴 다양한 상황 때문에 나타났다. 지역의 다양성을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한 교회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하여 세계 성공회는 1888년에 ‘람베스-시카고 4개 조항’이라는 교회 일치의 기준을 마련했다. 즉 “1) 구원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신-구약 성서, 2) 그리스도교 신앙을 드러내기에 충분한 니케아 신경과 사도신경, 3)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세례와 성찬례의 성사, 4) 교회의 적절한 치리를 위한 역사적 주교직”을 함께 인정하면서 다양한 상황 속에서 하나인 교회를 유지하며 선교한다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 성공회는 여전히 단일한 교단으로 활동한다.

이런 경험을 통해 성공회는 20세기 에큐메니컬 운동의 선두에 섰다. 특히 성공회는 루터교회 및 다른 교회들과 함께, 신학, 성사, 교회법의 공동 연구와 대화에 기반을 둔 “신앙과 직제 운동”, 그리고 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국제 문제를 통한 협력에 집중한 “삶과 노동 운동”에 그 시작부터 주도했고, 마침내 1948년 ‘세계 교회 협의회’(이하 WCC) 창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실제로 성공회는 1947년 ‘남인도 연합 교회’ 설립의 주축이 되었고, 이 교회는 교단 연합 교회이면서도 세계 성공회 안에 소속되어 있다. 세계 성공회의 모든 관구 교회는 WCC의 회원 교단이며, 한국 성공회 역시 WCC와 ‘한국 교회 협의회’(NCCK)의 회원 교단이다.

성공회는 나아가 개별 교단들과 일치 대화에서 더 깊은 일치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1982년 WCC의 공동 신학 문서인 ‘세례, 성찬례, 사목직’(BEM)과 공동 성찬예식인 ‘리마 예식서’ 마련에 큰 역할을 한 성공회는 개신교뿐만 아니라, 천주교, 정교회와도 대화하며 성찬례와 교회론에 대한 공동 연구와 대화 문서를 내놓는다.

2001년 미국 성공회와 미국 루터교는 ‘완전한 상통’ 관계를 맺어 공동의 선교 목표를 위해 양 교단 성직자가 양 교단 어디에서도 일하는 길을 열기도 했다. 에큐메니컬 운동은 ‘자기 교단만이 전부가 아니며 더 큰 보편적 교회’가 있다는 확신으로, 다른 교단 전통에서 서로 배우며 하느님의 나라를 위해 ‘하느님의 선교’를 공동 실천하는 신앙의 여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