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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의 기원 – [기독공보] 세계교회 이야기 (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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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의 기원 – [기독공보] 세계교회 이야기 (1회)

주낙현 요셉 신부 (성공회 서울 주교좌 성당 사제)

그리스도교의 역사에는 생성과 발전, 창조적인 분열이 다양하게 겹쳐있다. 그래서 저마다 이채로운 색깔과 전통을 지닌다. 그리스도교 세계의 가장 큰 분열은 1054년에 일어난 서방교회와 동방교회의 분열이었다. 서방교회도 중세를 거치면서 16세기에 이르러 큰 분열을 겪는다. 종교개혁 사건이 그것이다. 이로써 원칙적으로 하나였던 서방교회는 천주교, 루터교, 장로교, 성공회 등으로 분열되었다. 성공회는 이 분열의 이유와 역사를 잘 알고, 그 분열의 창조적인 의미와 더불어 분명한 한계를 늘 되새기는 교회이다.

성공회는 서방교회의 분열 사건인 종교개혁을 통해서 영국에서 개혁된 교회가 다양한 선교 활동을 통해서 세계에 확대된 교단이다. 성공회(聖公會)라는 교단 명칭은 전통적인 신경인 니케아 신경과 사도신경에 나오는 “거룩하고 공번된 교회”(Holy Catholic Church)에서 따와서 한자 문화권인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쓰인다. 다른 나라에서는 ‘에피스코팔 처치’(Episcopal Church) 혹은 ‘앵글리칸 처치’(Anglican Church)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성공회는 세계적으로 단일한 교단이다. 이 세계 성공회를 ‘앵글리칸 커뮤니언’(the Anglican Communion)이라고 부른다. ‘친교’(communion)라는 말로 교단 이름을 정한 교회는 성공회 밖에 없다. 그리고 단일 교단으로서 세계 성공회는 서방교회에서 천주교 다음으로 교세가 크다.

그렇다고 성공회가 늘 그 기원을 16세기 영국의 종교개혁에서만 찾는 것은 아니다. 영국과 그 근처의 섬에는 일찍이 2-3세기에 그리스도의 복음이 두 갈래로 전해져 발전했다. 하나는 로마의 확장 전쟁으로 심어진 로마 그리스도교이고, 다른 하나는 북아프리카에 기원을 두고 전해진 브리튼, 혹은 켈틱 그리스도교이다. 그 뒤 6세기 로마 주교 교황 그레고리의 파송을 받은 캔터베리의 성 어거스틴 주교를 통해 좀 더 체계를 갖춘 교회로 발전한다. 이 세 뿌리와 원천이 영국과 인근 섬에서 독특한 신앙 전통과 기질을 형성했고, 이 때문에 16세기 종교개혁 이후에도 성공회는 다른 개신교들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색깔을 갖게 되었다.

세계 성공회의 모체가 된 16세기 영국의 종교개혁은 정치와 종교가 복잡하게 뒤섞인 사건이다. 그래서 유럽 대륙에서 일어난 종교개혁과는 애초에 강조점이 좀 달랐다. 영국 교회는 무엇보다 로마 교회의 중앙집권적 통치에서 벗어나서 자율적인 ‘국민 교회’를 마련하고자 했다. 이것이 초대 그리스도교의 여러 교회들이 관계 맺는 바른 전통이라고 믿었다. 지금도 동방교회 내 대부분 교회들이 이런 전통을 지킨다. 또한, 하나인 국민 교회 안에서 다양한 신앙 관습과 신학적 입장을 서로 용인하는 교회를 마련하고자 했다. 다양성을 아우르면서 서로 일치하는 방법은 무엇보다 예배와 기도이다. 이런 이상 속에서 성경과 교회 전통을 바탕으로 마련된 ‘공동기도서’(the Book of Common Prayer)는 성공회의 신앙과 신학, 그리고 실천을 아우르는 중요한 터전이다. 이런 관심과 전통이 이후 성공회의 발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오늘날 성공회의 모습에도 여전히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