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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의 전례 1 – [기독공보] 세계교회 이야기 (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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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의 전례 1 – [기독공보] 세계교회 이야기 (6회)

 

주낙현 신부 (성공회 서울 주교좌 성당 사제)

“성공회는 예배 중심의 교회이다.” “성공회는 전례적 교회이다.” 이것이 성공회를 가장 잘 이해하는 표현들이다. 예배는 하느님을 향해서 인간이 찬양과 감사를 드리고 표현하는 모든 행동이다. 전례는 교회 공동체가 공적으로 거행하려고 함께 정한 구조와 본문, 의례 행동에 따라 드리는 예배이다. 성공회를 천주교나 개신교와 비교하여 그 중간쯤으로 여겨서는 성공회 신앙 전통의 면모가 드러나지 않는다. 종교개혁의 시작부터 예배와 전례가 성공회의 중요한 특징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첫째, 신학 논쟁보다는 전례를 통한 개혁이 돋보인다.
신학적 정밀함에 무게를 둔 유럽 대륙의 종교개혁과는 달리, 성공회 개혁자들은 신학 논쟁을 하느님을 예배하는 일보다 먼저 내세우지 않았다. 실제로는 전례의 언어와 행동 안에서 오히려 신학적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으며, 이런 접근이 더 바르다고 생각했다.


둘째, 전례를 통한 교회의 일치이다.
신학 논쟁으로 교회는 일치보다는 분열하기 일쑤다. 그러나 ‘공동 기도서’는 예배와 전례 안에서 모든 신자가 하나임을 경험하는 도구였다. 기도서(예배서)는 공동체의 일치를 위한 언어와 논리의 토대였으며, 아울러 개인의 신앙생활과 경건 생활을 위한 길잡이였다.


셋째, 공동의 예배 신학이 바로 교회의 신학이다.
종교개혁의 몇몇 유산은 루터주의, 칼뱅주의처럼 탁월한 신학자의 이름을 따서 불린다. 이에 비해 성공회는 공동기도서를 함께 사용하는 교회의 이름으로 불린다. 성공회 신학과 전통을 뜻하는 ‘앵글리카니즘’을 요즘 말로 푼다면, ‘공동체에 속한 이들이 함께 예배하며 경험한 신학과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16세기와 17세기에 나온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성공회 기도서는 이런 특징을 분명하게 담았다. 이후 세계로 퍼져나간 성공회는 이런 기도서와 전통에 바탕을 두고 각 나라와 문화의 상황을 존중하여 토착화한 기도서를 만들어 사용한다. 그래서 세계 성공회의 예배와 전례는 거의 비슷한 내용과 구조를 나누면서도 그 맛과 색깔이 다양하다.

성공회 전례의 다양성을 ‘고교회 풍의 전례’와 ‘저교회 풍의 예배’로 나눠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고교회’(하이처치) 전례는 고대와 중세 교회의 여러 전례 행동을 도입한 장엄한 예배이고, 저교회(로우처치) 예배는 언뜻보기에 다른 개신교와 별로 다를 바 없이 자유로움이 더한 예배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얼핏 맞는 말처럼 들리지만 정확한 구분법이나 설명도 아니고 현대 성공회 예배와 전례의 다양성을 이해하기에는 매우 부족한 표현이다. 이런 설명은 20세기 ‘전례운동’에서 나온 전례 연구와 쇄신을 거치면서 설 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성공회는 교회 신앙의 역사에서 길어올린 전례 전통을 존중하여 이어나간다. 동시에, 현대의 문화와 상황 안에서 하느님을 경험하고 예배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고 다양한 예배 경험을 격려한다. 그러나 성공회 신앙생활에서 중심이 되는 전례는 하느님의 창조와 구원 사건을 기억하며 예배하는 ‘성찬례’(유카리스트)이다. 또한, 성공회 신자는 성무일도를 통하여 성서 읽기와 시편 찬양, 다른 사람을 위한 기도를 매일 나눈다. 성공회는 이런 예배 전통 속에서 다른 형제 교단의 예배 이해를 돕고, 다른 교단의 다양한 예배 경험에서 널리 배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