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신앙자료실 성인자료실(7월 11일, 베네딕트)

성인자료실(7월 11일, 베네딕트)

1503
0
공유

7월11일(금)

    

베네딕트(몬테카시노의 수도원장, 서방 수도원의 교부, 550년경)

    

서방 교회 수도원 제도의 시조와 입법자라고 할 수 있는 베네딕트 성인(480~550)의 생애에 대해서는 대 그레고리오 성인이 전하는 “대화집”이다. 베네딕트 성인은 이탈리아 중부 누르치아의 명문가 출신이고 로마에서 교육을 받던 중, 교육을 출세와 향락의 수단으로 삼는 학업 분위기에 환멸을 느끼고 로마 북쪽 수비아코로 물러가 수행생활을 시작하였다. 수비아코 골짜기의 한 동굴에서 3년간 은수 생활에 정진하며 가혹한 영적 투쟁 끝에 마침내 믿음직한 영적 스승으로 드러난 그는 인근 수도원의 원장으로 불려간다. 그러나 느슨한 생활에 익숙해있던 그곳 수도승들은 자기들이 모셔온 새 원장의 복음적 긴장과 활력을 견딜 수 없어 독살 음모를 꾸미게 된다. 독을 탄 포도주 잔이 그의 강복으로 깨어져 고약한 음모가 백일하에 드러난 순간에도 그는 분노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오히려 「온화한 얼굴과 평온한 마음」으로 그곳을 떠나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가서, 『하느님 안전에서 당신 자신과 함께 홀로 지냈다』.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그의 추종자들이 되었다. 그리하여 수비아코 골짜기에 12수도원을 짓고 형제들의 안내자가 된다. 각 수도자는 원장에게 순명하였으나 수도 규칙은 없었다.

    

베네딕트는 로마 남쪽 몬떼 까씨노로 이주하여 수도원을 세우고 규칙서를 썼다. 이 규칙서는 빠코미오, 바실리오, 까씨아노, 아우구스띠노 성인들과 스승의 규칙(RM)을 근거로 하며 로마 시대의 가부장적 제도를 도입하여 만든 것으로서 서방 교회의 모든 수도원에 영향을 끼쳤다. 817년에 개최된 엘라샤뻬르 공의회는 다른 규칙서들 보다 베네딕트성인의 규칙서를 수도생활의 기본 규칙으로 제의하였다. 이리하여 이 규칙서는 수도생활의 전통과 실천을 충실히 계승하게 되었다. 교황 바울로 6세는 1964년 10월 24일 위대한 이 성인을 유럽의 수호성인으로 공포하였다. 황폐하고 야만적이었던 유럽을 신앙 정신으로 교화시킨 공로를 생각하면 베네딕트 성인과 그 유예들의 공로는 당연한 것이며 그 칭호는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합당하다고 여겨진다.

    

그레고리우스는 「베네딕트의 규칙서」를 두고 그 단순명쾌한 필치와 함께 무엇보다 「훌륭한 분별」을 상찬한다. 그러나 베네딕트는 수도 생활의 모든 면을 세세히 규정하려 든 「스승」과 달리, 자기 규칙서에 일종의 임시성을 부여했다. 큰 줄기만 규정하고, 나머지 세세한 부분은 다양한 지역 수도원의 원장들 재량에 맡긴 것이다.

    

베네딕트 성인의 규칙서는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서문에서 7장은 영성 훈화로서 수도원은 ‘주님을 섬기는 학교’라는 것과 공동생활(정주)을 중심으로 하여 순명, 침묵, 겸손을 강조한다. 8~73장은 수도생활과 수행에 관한 규정을 제시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성무일도, 공동체와 형제들과의 관계, 처벌, 원장의 여러 직위에 필요한 덕행, 식사 규칙, 보속, 사순절 수행, 노동, 입퇴회 절차, 손님 접대 등 수도원과 수도자에 필요한 여러 가지 사항들이 상세하게 제시되어 있다. 

    

중세기에 생긴 많은 수도원들은 모두 성 베네딕트의 규칙을 따라 수도생활을 하였다. 16세기에 예수회를 창설한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이 자신이 세운 수도회를 두고 겸손하게도”가장 미소한(minima) 수도회”라고 칭한 것은 베네딕트회를 염두에 두고 한 표현이다.

    

베네딕트 성인의 규칙서를 사용하는 수도회 가족은 카롤링 왕조 이전에 남부 이탈리아와 로마를 제외하고 앵글로 색슨 영국 지역, 남부 갈리아 지역, 갈리아 지역 북부와 중부 꼴룸반 베네딕트 수도회들, 성 보니파씨오의 독일 선교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었으나 근대 이후에는 베네딕트회 총연합과 시스떼르시안의 두 지류로 되어 있으며 수도회 총연합에 속하지 않는 수도회들도 이 규칙서를 사용하고 있어 그 가치와 무게를 능히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베네딕트는 약 550년경 몬테까씨노에서 죽었다.

    

성 베네딕토 아빠스의 [수도 규칙]에서

    

우선 무슨 선행을 시작하든지 그것을 마치기 위해 주님께 간절한 기도로써 청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를 당신의 아들로 삼으신 주님께서 우리의 악행 때문에 한 번이라도 상심하시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는 언제나 우리 안에 주어진 선에 따라 그분을 섬겨, 아버지께서 분노하시어 당신 아들에게서 상속권을 박탈할 뿐 아니라 우리 악행 때문에 격분한 무서운 주인으로서 당신 영광을 따르기를 거부하는 극악한 종들에게 영벌을 주시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겠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침내 “우리가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가 왔습니다.” 하신 성서의 말씀에 자극을 받아 일어나도록 하자. 우리는 하느님의 빛을 향해 눈을 뜨고 주의를 다하여 하느님께서 날마다 우리에게 외치시며 훈계하시는 말씀을 들을 것이니, “그분의 목소리를 오늘 듣게 되거든, 너희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말라.” 하시고, 또 “들을 귀 있는 사람은 성신께서 교회들에 말씀하신 바를 들어야 한다.”고 하신다. 그러면 (성신께서) 무엇을 말씀하시는가? “아이들아, 와서 내 말을 듣거라. 주님의 두려우심을 너희에게 가르쳐 주겠노라. 너희는 빛이 있는 동안에 달려, 죽음의 암흑이 너희를 덮치지 않도록 하여라.”

    

주께서 이 말씀을 백성의 무리에게 외치시고 그들 가운데서 당신 일꾼을 찾으시며, “생명을 원하고 좋은 날들을 보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냐?”고 말씀하신다. 만일 내가 이 말씀을 듣고 “저로소이다.”라고 대답한다면, 하느님께서는 너에게 “만일 네가 참되고 영원한 생명을 원하거든, 네 혀는 악을 피하고 네 입술은 거짓된 말들을 삼가라. 사악을 멀리하고, 선을 행하며, 평화를 찾아서 뒤따라가라.”고 말씀하실 것이다. 그리고 너희가 이대로 행한다면 내 눈은 너희를 바라보고 내 귀는 너희의 기도를 들을 것이며, “너희가 나를 부르기 전에” 내가 너희에게 “나 여기 있노라”고 말씀하실 것이다.

    

친애하는 형제들아, 우리를 초대하시는 주님의 이 말씀보다 우리에게 더 반가운 것이 무엇이겠는가? 보라, 주께서 당신 자애로써 우리에게 생명의 길을 보여 주신다. 우리는 신앙과 선행의 실천으로 허리를 묶고 복음 성서의 인도함을 따라 주의 길을 걸어감으로써, 우리를 당신 나라로 부르시는 주님을 뵈옵도록 하자. 만일 우리가 그분 나라의 장막 안에서 살고자 한다면, 선행으로 달리지 않고는 결코 그 곳에 이르지 못할 것이다.

    

하느님께로부터 분리시켜 지옥으로 이끄는 쓰고 나쁜 열정이 있듯이, 악습에서 분리시켜 하느님과 영원한 생명에로 이끄는 좋은 열정도 있다. 그러므로 수도자들은 지극히 열렬한 사랑으로 이런 열정을 실천할 것이다. 즉, 서로 존경하기를 먼저 하고, 육체나 품행상의 약점들을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며, 서로 다투어 복종하고, 아무도 자기에게 이롭다고 생각하는 것을 따르지 말고, 오히려 남에게 이롭다고 생각하는 것을 따를 것이며, 형제적 사랑을 깨끗이 드러내고, 하느님을 사랑하여 두려워할 것이며, 자기 아빠스를 진실하고 겸손한 애덕으로 사랑하고, 그리스도보다 아무것도 더 낫게 여기지 말 것이니, 그분은 우리를 다 함께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