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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부르는 칼라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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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부르는 칼라셔츠 

                                                                                                  한주희(한나) 부제


 
성직칼라셔츠를 입은 성공회신부님께 가깝게 지내던 로마 가톨릭교회 신자분이 물었답니다.
“신부님, 칼라셔츠의 의미가 원래 독신과 정결을 뜻하는 것이라던데, 그럼 성공회 신부님들은……”
질문을 끝내지 못하고 얼버무리는 로마 가톨릭교회 신자분에게 성공회신부님께서는, “그럼 제가 더럽다는 말씀이십니까?”라며 한바탕 웃으셨다고 합니다.  

부제서품을 받는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어색하던 예복들과 칼라셔츠가 이제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듯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 스스로의 어색함보다 주변에서 저를 보는 시선이 더 어색하다는 사실입니다. 남성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예복들과 칼라셔츠를 입고 다니는 여성을 사람들의 시선은 쉽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특히나 우리교회 밖의 시선은 더욱 따갑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눈빛은 이렇게 말합니다. ‘저건 우리 신부님(로마 가톨릭교회)의 복장이 아닌가?!’

성직칼라(clerical collar)는 기독교 성직자의 복장에서 목을 두르는 옷깃(칼라)의 한 종류입니다. 이것을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로만 칼라’라고 부릅니다. 원래 이 칼라의 원형은 유럽지역의 공무원들의 복장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목에 띠를 두르고, 네모 앞깃이 있는 형태의 칼라인데, 특히나 국가교회인 성공회에서 성직자는 공무원과 같은 신분이었기 때문에 당시 공무원들이 착용하던 셔츠를 성직자가 그대로 입은 것입니다.

이후 17~18세기 유럽에서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 미국으로 간 이민자들은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 자유로운 개신교 교회를 설립하기 시작했으며, 그들도 자연스레 성직자의 복장을 갖추었습니다. 대부분 독일계 개신교 성직자들이었던 그들은 네모 앞깃은 없애고, 흰색 목띠 형태의 옷깃(칼라)만을 착용합니다. 그리고 스코틀랜드 국교회(장로교)의 도널드 맥러드 목사는 착용이 쉬운 흰 목띠 형태의 옷깃(칼라)을 고안해냅니다. 이후 1880년대, 영국 대부분의 성직자들은 이 칼라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16세기부터(현재와는 조금 다른 형태지만) ‘로만칼라’가 이미 정착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이후 1884년에는 모든 사제들이 언제나 로만칼라를 착용하도록 결정하여, 성직칼라를 전통복장에 착용하기 위해 수단의 안감 앞뒤에 단추 등을 추가하여 개량합니다. 그리고 1960년대에 이르러서야 로마 가톨릭 성직자들은 상의에 로만칼라가 있는 셔츠를 평상복으로 입을 수 있게 하였고, 모든 로마 가톨릭 사제들이 이 ‘칼라셔츠’를 착용하게 됩니다.

즉,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개신교 목회자나 로마 가톨릭 신부들이 다같이 성직칼라를 착용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과거에 오직 로마 가톨릭 신부들만이 ‘칼라’를 착용했기 때문에 그것이 로마 가톨릭 신부들만의 전용셔츠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유럽에서 분리형 칼라가 처음 생긴 이유는 단순히 ‘목 때’를 방지하기 위함이었는데, 오늘날 이것을 가지고 정통성이나 순결이니를 논하게 되었다니, 참 아이러니 한 일입니다.* (복음닷컴 8월호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