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박태식의 함께 사는 이야기 예수님 – 사마리아 여인

예수님 – 사마리아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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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사마리아 여인

박태식 신부(성공회 장애인센터 ‘함께사는세상’ 원장)
  • 예수께서 요한보다 더 많은 제자를 얻으시고 세례를 베푸신다는 소문이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귀에 들어갔다.
  • (사실은 예수께서 세례를 베푸신 것이 아니라 제자들이 베푼 것이었다.)
  • 예수께서는 그것을 아시고 유다를 떠나 다시 갈릴래아로 가기로 하셨는데
  • 그 곳으로 가자면 사마리아를 거쳐야만 하였다.
  • 예수께서 사마리아 지방의 시카르라는 동네에 이르셨다. 이 동네는 옛날에 야곱이 아들 요셉에게 준 땅에서 가까운 곳인데
  • 거기에는 야곱의 우물이 있었다. 먼 길에 지치신 예수께서는 그 우물가에 가 앉으셨다. 때는 이미 정오에 가까웠다.
  • 마침 그 때에 한 사마리아 여자가 물을 길으러 나왔다.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물을 좀 달라고 청하셨다.
  • 제자들은 먹을 것을 사러 시내에 들어가고 없었다.
  • 사마리아 여자는 예수께 “당신은 유다인이고 저는 사마리아 여자인데 어떻게 저더러 물을 달라고 하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유다인들과 사마리아인들은 서로 상종하는 일이 없었던 것이다.
  • 예수께서는 그 여자에게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이 무엇인지, 또 너에게 물을 청하는 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나에게 청했을 것이다. 그러면 내가 너에게 샘솟는 물을 주었을 것이다.” 하고 대답하시자
  • 그 여자는 “선생님, 우물이 이렇게 깊은데다 선생님께서는 두레박도 없으시면서 어디서 그 샘솟는 물을 떠다 주시겠다는 말씀입니까?
  • 이 우물물은 우리 조상 야곱이 마셨고 그 자손들과 가축까지도 마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러한 우물을 우리에게 주신 야곱보다 더 훌륭하시다는 말씀입니까?” 하고 물었다.
  • 예수께서는 “이 우물물을 마시는 사람은 다시 목마르겠지만
  •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속에서 샘물처럼 솟아올라 영원히 살게 할 것이다.” 하셨다.
  • 이 말씀을 듣고 그 여자는 “선생님, 그 물을 저에게 좀 주십시오. 그러면 다시는 목마르지도 않고 물을 길으러 여기까지 나오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하고 청하였다.
  •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가서 남편을 불러오라고 하셨다.
  • 그 여자가 남편이 없다고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남편이 없다는 말은 숨김없는 말이다.
  • 너에게는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고 지금 함께 살고 있는 남자도 사실은 네 남편이 아니니 너는 바른 대로 말하였다.” 하고 말씀하셨다.
  • 그랬더니 그 여자는 “과연 선생님은 예언자이십니다.
  • 그런데 우리 조상은 저 산에서 하느님께 예배 드렸는데 선생님네들은 예배 드릴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고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말을 믿어라. 사람들이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에 ‘이 산이다.’ 또는 ‘예루살렘이다.’ 하고 굳이 장소를 가리지 않아도 될 때가 올 것이다.
  • 너희는 무엇인지도 모르고 예배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예배 드리는 분을 잘 알고 있다. 구원은 유다인에게서 오기 때문이다.
  • 그러나 진실하게 예배하는 사람들이 영적으로 참되게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올 터인데 바로 지금이 그 때이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하는 사람들을 찾고 계신다.
  • 하느님은 영적인 분이시다. 그러므로 예배하는 사람들은 영적으로 참되게 하느님께 예배 드려야 한다.”
  • 그 여자가 “저는 그리스도라 하는 메시아가 오실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분이 오시면 저희에게 모든 것을 다 알려주시겠지요.” 하자
  • 예수께서는 “너와 말하고 있는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사마리아는 이스라엘에서도 독특한 입장에 놓여 있던 땅입니다. 사마리아인들은 원래 유대인과 한민족이지만 천대를 받았는데, 과거에 사마리아를 침공했던 아시리아 군과 피를 섞었기 때문입니다. 피의 순수성을 목숨처럼 여기는 유대인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그에 따라 기원전 4세기부터는 사마리아인의 예루살렘 참배를 막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사마리아인들은 가리짐 산에다 따로 성소를 마련하기까지 했습니다. 사마리아 여인이 “우리 조상들은 이 땅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당신들은 예루살렘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지요?”라고 물은 이유입니다.

이등국민으로 천대를 받던 사마리아인, 그 중에서도 특히 행실이 부정한 사마리아 여인. 남편을 다섯이나 갈아 치운 전력이 있는 여인에게 예수님 쪽에서 먼저 물을 달라고 말을 붙였습니다. 당시 사람들의 눈에 이만저만 거슬리는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것을 보면 예수님은 남의 눈치라곤 전혀 안보는 분이었음이 분명합니다.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님이 누구신지 몰랐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정확하게 예수님의 정체를 깨달아갑니다. ‘유다인’(9절) – ‘선생님’(11⋅15절) – ‘예언자’(19절) – ‘메시아’(25절) 라는 호칭의 변화에서 여인의 뛰어난 통찰력을 돋보입니다. 여인의 사회적인 지위는 비록 천했지만 예수님을 알아보는 데는 어떤 장애도 되지 못했습니다.

기회는 그렇게 오고 갑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때에 갑자기 누구인가 다가와 말을 겁니다. 열려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원래 사마리아 여인은 물 한 동이 길으려고 먼 길을 걸어온 데 약간 짜증이 나 있던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에게 온전히 열려있는 자세를 보여주었습니다. 하느님에게 진실한 예배를 드릴 때는 바로 지금입니다(23절). 연인은 평생의 그 만남을 움켜쥐었고 최고의 것을 얻었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