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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떨어진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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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떨어진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고?


 





 부동산 버블기에 그 동안 소위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고 쓰고 부동산 투기 선동가라고 읽는다)라는 사람들이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앞으로 그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방향으로, 일반 가계들이 집을 사게 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많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부동산에 지금이라도 투자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을 때 그런 사람들이 뭐라고 대답하겠는가?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부동산 투자를 유도하는 여러 가지 근거들을 들이댈 가능성이 높다. 당신이라면 “앞으로 집값이 상당 기간 떨어질 테니 몇 년간은 집을 쳐다보지도 말라”고 말하겠는가? 아마 그러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정직하게 말하는 사람이라면 그 업계에서 몇 년 안에 밥줄 끊기기 십상일 테니까 말이다.

 

 물론 이들도 집값에 대해 항상 오를 거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집값에는 대체로 기복이 있는데, 항상 오른다고 해서야 자신들의 말이 엉터리임이 금방 들통날 테니 말이다. 특히 상황이 압도적일 때는 그들도 표현을 조금씩 바꾼다. 예를 들어, 2008년 여름까지도 “집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했던 상당수의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값이 급락했던 2008년 하반기와 2009년 초에는 “집값이 한동안은 조정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지난해 상반기에 집값이 다시 들썩이자 이번에는 다시 ‘집값이 바닥을 쳤다’ ‘이제는 대세 상승이다’라고 많은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들이 말을 바꿨다. 그러다 또 다시 연초에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되자 ‘상저하고(상반기에는 집값이 떨어졌다가 하반기에 오른다)’라는 식을 말을 바꾸더니 이제는 “긴 조정이 지속될 것이다’ “대세상승은 끝났다. 하지만 폭락은 없다’라는 식으로 말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입장을 시시때때로 바꾸는 사람들은 그나마 양심(?)적인 사람들이다. 여기에서 한 술 더 떠 “오히려 주택시장이 침체인 지금이 집을 사야 할 적기”라는 선동을 내놓는 뼈 속까지 선동꾼 기질이 다분한 사람들도 있다. 이들이 구사하는 편리한 어법 가운데 하나는 “향후 1~2년까지는 조정기를 거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공급 물량이 줄어들어 그 이후에는 집값이 다시 뛸 가능성이 높다.” 결국 소위 가격이 조금 하락할 때 사놓으면 나중에 다시 오르니까 사라는 식의 조언이다. 이 사람들은 주식시장에서 “모든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주식을 매도할 때 주식을 사라”는 격언처럼 상당수 사람들이 주택 가격을 매도하려 할 때 집을 사두라는 식으로 선동하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 빠른 속도로 집값이 회복했을 때를 거론하며 ‘오히려 지금이 집을 사야 할 적기’라고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선동은 스스로도 국내 부동산 시장 상황이 어떤지 모르는 가운데 내놓는 선동에 불과하다. 그들은 우선, 부동산시장의 사이클이 주식시장의 사이클보다 훨씬 길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일반 가계들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주식시장은 이른바 ‘단타매매’가 가능하지만, 주택시장에서는 일반 가계가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필자가 여러 차례 설명한 것처럼 주택시장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가격으로 보면 보통 10~20년 정도의 장기 파동을 그린다. 이미 필자가 다른 글에서 사용한 바 있는 아래 <도표1>에서 보는 것처럼 국내 주택시장도 국민은행 가격지수가 작성된 1986년 이후 1차 버블기를 거쳤고, 이제 2000년대 내내 지속됐던 2차 버블 상승기도 수도권 핵심지역의 경우 2006년말, 수도권 외곽 지역의 경우 2008년 상반기를 고점으로 대세하락기에 접어들고 있다. 2007년 이후로는 집값은 높이 유지되는 반면 잠재적 매도자와 매수자간 기대가격의 심한 괴리로 거래량이 급감하는 ‘부동산 스태그플레이션’ 기간이 상당 기간 지속됐다. 사실 2008년 하반기부터 세계적 경제위기와 함께 부동산 버블 붕괴 초기에 진입했으나 현 정부의 사활을 건 부동산 부양책에 의해 저지됐다. 하지만 지연됐던 부동산 버블 붕괴가 이제 다시 카운트다운에 들어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

 

[도표1] 부동산 파동기로 본 현재 집값 수준 


국민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국민은행 가격조사가 시작된 1986년 이후 서울의 한강 이남 11개구의 주택가격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가격으로 나타냈다. 흔히들 국내 집값은 계속 오른다고 알고 있지만, 국내 집값도 10여년 이상의 주기를 그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6년말 이후 실질 주택 가격은 고점을 찍고 내려왔으나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여전히 집값 거품을 빼야 할 시기임을 알 수 있다. 외환위기 직후와 현재는 부동산시장 사이클 측면에서 현저히 다른 국면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현재 집값은 신체로 비유하자면 2006년 말의 머리 꼭지에서 이미 어깻죽지 정도까지 내려왔지만, 여기에서 다시 머리 꼭지 위로 올라갈 일은 앞으로 대부분 지역에서는 없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주택시장 사이클 측면에서 볼 때 발바닥까지 내려갈 일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일반 가계가 잔뜩 빚을 내 지금 집을 산다고 해보라. 과거 일본의 버블 붕괴 초기에 상대적으로 집값이 싸졌다고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덜컥 샀던 사람들처럼 장기간에 걸쳐 돈을 묵히면서 집값 때문에 전전긍긍하게 될 것이다. 그 기간 동안 내야 하는 이자비용과 세금, 그리고 자산 가치 하락, 기회비용 손실 등을 생각해보라.

그런데도 이들 소위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줄기차게 집을 사라는 얘기만 해왔다. 집값이 떨어지면 지금 싸니까 사라고 하고, 집값이 오르면 더 오르기 전에 사라고 하는 식이다. 이들은 집값이 오르나 내리나 ‘늘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고 밖에 표현하지 않는다. 물론 이렇게 뻔한 이야기를 뻔하게 들리지 않도록 포장하는 것이 이들의 기술이라면 기술이다. 여전히 대세 하락 초기 국면인 지금의 부동산 시장을 마치 주식시장의 조정기나 일시 하락기처럼 포장하는 것도 그 같은 수법 가운데 하나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들은 집값이 떨어질 만한 요인들은 생략한 채 계속 집값이 오를 이유들만 포장해내는 데는 도가 텄다. 그렇게 들고 나온 이유들이 소위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을 때까지는 공급이 부족하니 집값은 계속 오른다’ ‘한국처럼 좁은 국토에 수도권에 인구가 밀집된 나라에서는 수도권 집값은 떨어질 수가 없다’ ‘매년 수도권 인구는 계속 늘어나니 집값이 안 떨어진다’ ‘향후 1인가구가 계속 늘어나므로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돼도 주택 수요가 줄지 않는다’ ‘교육 여건과 생활여건이 좋은 강남의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 ‘시중 부동자금이 갈 곳은 결국 부동산이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가 더 풀리면 집값이 뛴다’ ‘토지 보상금이 풀리면 다시 집값이 뛴다’ ‘어느 어느 지역은 이런 저런 호재로 뛸 수밖에 없다’는 등의 주장들이다. 이들 주장은 부분적으로 집값을 올리는 요인들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미 이런 저런 선동적 요소들이 모두 현재의 집값 거품을 키우는데 일조했고,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요인들이 먹히지 않는 시대가 왔다. 또한 주택보급률 문제, 1인가구 문제, 수도권 인구 집중, 지역적 양극화 등에 대해서는 필자가 이미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주장이 얼마나 근거가 빈약한 낭설인지를 충분히 설명했다. 필자의 글을 그 동안 꾸준히 읽어온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혹자는 ‘지금까지는 이들의 주장이 대체로 맞지 않았느냐’라고 반론할 것이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이들의 주장이 2006년 말 또는 2008년 초까지는 대체로 맞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집값 대세상승기 동안에는 어떤 엉터리 이유를 갖다 대도 그 주장이 대체로 맞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어떤 이유로든 이들의 주장이 대중적으로 영향력을 갖게 되면 이들의 주장 자체가 ‘자기 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 되기도 한다. 이들의 주장은 부동산 재테크 관련 사이트나 이들 스스로가 만든 웹사이트, 그리고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선동적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여과 없이 대중들에게 전달된다.
        
 문제는 집값 사이클이 변곡점을 지나 대세하락기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그들의 주장이 맞을까 하는 것이다. 그들이 그 동안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분석을 통해 논리적으로 부동산 사이클을 전망해왔다면, 그들은 대세하락기에는 집을 사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럴 만한 객관적으로 검증된 전문성이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설사 그렇게 판단한다 한들 집값 상승기 때와 마찬가지 목소리로 집값 하락을 예측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아마 그러지 못할 것이다. 이미 우리 연구소를 비롯해 상당수의 경제연구소들이 집값 대세하락을 경고하는 (물론 이들은 우리 연구소처럼 주택시장의 흐름을 면밀히 들여다보지 못하다 보니 이미 대세하락기에 접어들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향후 몇 년 안에 대세하락한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현실을 정확히 보지는 못하고 있다) 시점에서도 이들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대세하락을 부정하고 있다. 이들이 주로 쓰는 표현은 ‘긴 조정’ ‘긴 보합’이라고 표현한다. 그들은 결코 ‘매도’의견을 내지 않는 국내 증권사들처럼 절대 하락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

 

 사실 각 가계가 집을 사거나 팔거나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우리 연구소는 주로 국민경제 전체 입장에서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저렴하면서도 쾌적한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주택 및 부동산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워낙 선동 일변도의 주장만 난무하고 있기에 부득불 우리 연구소가 연구, 분석한 주택시장의 구조적 흐름을 일반 대중들에게도 공개하고 있다. 지금 네이버 부동산에 우리 연구소가 글을 연재하는 것도 바로 그런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경제 안에서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각 가계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시장 거래가 일어날 경우 시장경제 전체로는 후생 수준이 극대화되지만, 사기적이고 선동적인 정보가 난무하는 사기판과 같은 시장에서는 누군가는 사기적인 이득을 보지만 선동적 정보에 넘어간 상당수의 사람들은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그렇게 손실을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기판과 같은 시장에서 제대로 된 정보력과 판단력이 부족한 일반 서민 가계일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정보를 생산하고 전달해야 할 상당수 국내언론들부터 부동산 광고 등을 매개로 한 이해관계에 찌들어 엉터리 왜곡정보를 쏟아내는 상황에서 우리 연구소라도 여러 부담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선동적인 정보들을 걸러내기 위해 부동산시장의 큰 흐름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그 큰 흐름을 참고해 집을 사고 팔지는 각 개개인들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해야 하는 문제다. 극단적으로 말해 소득이 충분하고 지금의 집값이 자신에게 주는 효용가치에 비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집을 사는 것을 절대 말리지도 않고, 말릴 권한도 없다. 그것은 각 개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다. 

 

 다만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가 부족하고 이해관계에 물든 선동적인 정보에 휩쓸리는 대다수 서민 가계들이다. 이들은 사실상 자신의 전재산이 걸린 주택 매입을 고려하면서 지나치게 선동적인 정보들에만 일방적으로 노출돼 있다. 사실 충분한 재력을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하든 필자가 걱정할 바가 아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재력가들은 이미 주택시장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이미 자산 포트폴리오도 조정하고 있는 반면 일반 서민 가계들은 여전히 선동적인 정보들에만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들 서민 가계들에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적어도 ‘주택 시장 침체기인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는 일부 선동가들의 선동에 현혹돼 무리하게 빚을 지고 집을 사는 우를 범하지는 말기를 당부한다. 일부 사람들은 자신이 모아놓은 전재산 2억원에 추가로 2억원 정도의 빚을 내 집을 살까 고민하면서 스스로를 ‘실수요자’라고 규정하는데, 이미 그 정도면 자신이 현재 수준의 집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이 없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일본에서 부동산 버블이 붕괴할 때 일본 언론이나 소위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말했는지를 살펴보면 판단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일본 도쿄 등 3대 도시 주택지의 가격 추이를 나타낸 <도표2>에 당시 일본 언론 등을 통해 주로 보도됐던 이들 부동산전문가들의 발언을 정리해보았다. 어떤가. 2000년대 내내 국내에서도 너무나 익숙하게 들은 말들이지 않은가. 특히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는 초기에도 “집값이 떨어졌을 때 집을 사라” “지금 집 안 사면 앞으로 영원히 집을 살 수 없다”는 등의 감언이설이 난무했다. 그런데 수년 후 언론과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다른 소리를 내놓기 시작했다. “더 늦기 전에 집을 처분하라!” 그런데 그 사이에 집을 샀던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됐을까. 특히나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의 대변인 역할을 했던 사람들의 선동에 현혹돼 거액의 빚을 내 무리하게 집을 샀던 사람들은 말이다. 

 


(주) 일본 국토교통성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출처

http://land.naver.com/news/board.nhn?m=read&bid=lab&num=17&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