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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넷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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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넷에 대한 단상1.

 

루시안 교우의 거의 단독 드리블에 의해^^ 출발하고 운영되는 홀리넷에 대해 저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지지를 보냅니다. 설사 정체불명의 성공회 사이트로 남아있는다 해도 전 루시안 교우의 이런 노력은 절대로 과소평가되거나 폄하되어선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그렇다고 못하느니 안하는 것이 낮겠다라는 성공회 일부의 게으르고, 우려섞인, 진지하려고만 하는 논리는 부끄러운 말입니다.

 

전 이 글에서 사이트의 레이아웃, 이미지의 사용, 메뉴의 가짓 수, 로그인 방식 등의 홀리넷 운영에 관한 생각을 언급하려 하기보다는 지난 몇 주, 몇 달의 저의 관찰을 말하고자 합니다.


 

루시안님에 의해 시작된 홀리넷은 사실 아직 뭔가를 평가하기 힘든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나름 현재의 성공회 웹 선교에 있어서 중요한 징후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 이것은 사실 몇몇 신부님이 언급하시고 저 또한 전적으로 동의하는 네트워크로서의 교회의 확장이라는 성공회적 웹 문화에 대한 부분과 약간 차이를 가진다는 점도 포함합니다.

 

그 이유는, 활발하지 않은, 그리고 겨우 몇 사람만으로 이뤄지고 있는(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는) 교구의 게시판, 개점휴업의 대성당 사이트, 기타 싸이월드나 다음카페, 블로그 등의 나름 공식적인 성공회웹 공간과 홀리넷의 차이에서 시작합니다.

 

따져보면 현재 교구와 서울대성당, 기타 개교회의 위계적인 인터넷에서의 활동은 교회홍보의 기능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지경에 있습니다. 물론, 운영자의 부재가 첫번째 이유이거나 아니면 각 교회가 소규모고 가족적이어서 굳이 그럴 필요를 못 느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는 웹 수요층인 젊은 이들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고 교회에서의 위치가 낮아 웹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데에 주도권이 없을 수도 있겠지요.

 

 이런 지형 안에서 홀리넷의 특이함과 묘함이 발휘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웹 상에서 교구와 개교회의 위계섞인 공식적인 채널이 아닌 일반 성공회인들의 참여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관찰한 홀리넷은 이 무명씨들 혹은 개별자로서의 성공회 신자 혹은 스스로 성공회 신자라고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눈팅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아갈 징후가 보인다는 것이죠. 자기 소속 교회를 굳이 따지지 않고 스스로 성공회 신자라고 밝히는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만드는 공간.

개교회에서 잠깐 왔다가 가는 변두리 신자들이면서 동시에 개교회 사이트에 감히 글도 못 남기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 그래서 뭔가 하나 자기만의 깃발보다는 이 공간을 통해 가는 길에 돌멩이 하나 얹어놓고 가는 공간. (이 점에서 트위터와 블로그 연합의 교회네트워크와의 차이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런 변두리의 marginalized된 공간이 가지는 의미를 통해서 홀리넷의 앞으로의 방향 내지는 필요성이 논의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일단 홀리넷이 교구의 산하기관처럼 되는, 아님 교구에서 대충 숟갈 얹어 갈려고 하는 어떤 공식적인 지위나 무게도 담지 않는 말랑말랑한 공간으로 시작했으면 합니다.

 

그렇습니다. 루시안 교우님의 커다란, 약간은 부실한 천막에 잠깐 기대려고 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트위터도 블러그도 사실 자기의 이름걸고 하는 거리자판 같은 것들이라 사실 뭔가 만들어 가는 부담이 녹녹치 않을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라도 쉬어갈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루시안 교우님이 제발 힘 잃지 않고 실망하지 않고 많은 이들의 도움이 넘쳐나도록 필요하지 않은(이미 굉장한 드리블 공력을 보여주고 계시지만^^) 범위 안에서 상처받지 않고 진행하셨으면 합니다. 물론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열심히 기도하고 돕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