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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교회위원회와 회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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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위원회와 회장들

 

본 내용은 대한성공회출판부에서 1998년 5월 발행한 책 <우리 믿음 바로 알기(김진만 저)>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준 대한성공회출판부에 감사드립니다.

성공회의 기초 단위는 사목구(‘패리쉬’)로서 한국 성공회에서는 전도구 교회에 해당한다. 한 교회가 일정한 교구 운영 부담금을 교구에 보내고, 교구가 정한 일정한 기준에 따라서 성직자와 교역자를 부양하게 되면, 그 교회는 한 전도구가 되고 사제는 관할 사제로 일한다. 새로 시작한 개척 교회로서 그런 수준에 이르지 못한 교회는 관리 사제가 돌본다.

영국에서는 17세기 초부터 20세기 초까지 사목구의 성직자를 돕는 교회 회장 제도가 있었다. 회장은 두 사람, 신도 회장과 사제 회장이 뽑혀서 일을 했다. 신도 회장은 신도들이 교회법을 따라서 선출하고, 사제 회장은 교회 사제가 지명하는 것이 오늘날까지 한국 성공회에서도 내려오는 전통이다. 회장들은 교회의 재정, 특히 교회의 건물과 집기를 유지하는 책임을 진다. 전에는 교인 중 법을 어긴 사람이나 행실이 교인답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그들을 나무라고 교회 당국에 알리는 것도 회장들의 몫이었다.

20세기에 들어와서 교회위원회 법(1921)이 생겨서 두 교회 회장의 제도와 직책이 새로 구성된 교회위원회로(PCC로 약칭한다) 넘어 갔다. 우리는 그 영국법의 적용은 받지 않지만, 한국 성공회도 영국 성공회의 제도를 그대로 활용해 왔다. 성공회 특유의 제도이고, 평신도들의 의사를 교회 운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민주적인 제도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성공회의 의회 제도와 근본적인 관계가 있다. 이 교회위원회가 교회 대표를 뽑아서 교구의회에 보내고, 교구의회가 대표를 뽑아서 관구의회에 보낸다. 이것이 성공회의 자랑이다.

영국 교회의 교회 위원회는 일년에 최소한 4번 위원회를 소집하도록 되어 있다. 한국 성공회에서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씩 모인다. 교회위원회 회의에는 사제와 회장들과 교회 안의 여러 단체의 대표들이 참석한다. 교회의 헌금, 재정, 예산-결산, 교회의 중요 행사 등을 토의하고 결정한다. 성직자를 부양하고 교회의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그 전통적 임무이다.

1997년 관구의회에서 개정된 법에 의해서 교회 위원회는 전에 없던 중대한 책임을 지게 되었다. 전에 교구장 주교가 교회의 관할 사제를 그의 권한으로 파송하던 것을 교회가 사제를 초청하는 청빙제를 도입한 것이다. 사제를 청빙하는 일은 당연히 교회 위원회가 담당하게 된다. 이 청빙제가 교회를 활성화하고 복음을 전파하는 교회 본래의 사업인 선교에 박차를 가하는데 공헌하려면 청빙제를 시행하는 절차가 슬기롭게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교회의 최고 관리자인 교구장 주교의 권한과 신도들의 의사가 조화롭게 반영되어야 하고 그 어느 한쪽도 부당하게 침해되어서는 안된다.

어느 나라 성공회나 교회 위원회를 두고 있지만, 세부에 들어가 보면 각 교회 마다 다른 관행과 전통이 있다. 가령 미국 성공회는 교회마다 (직역하면) 제복실위원회(베스트리)라는 것이 있다. 사제와 두 회장과 수 명의 신도로 구성되는 이 위원회는 교회의 재정을 실제적으로 관리하고 성직자의 임명, 즉 청빙제의 운영을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