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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교회 한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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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한 세대
 

본 내용은 대한성공회출판부에서 1998년 5월 발행한 책 <우리 믿음 바로 알기(김진만 저)>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준 대한성공회출판부에 감사드립니다.

교회에는 변치 않는 것과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는 것, 삼위 일체 하느님을 믿는 것,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세우시고 교회의 수장이시라는 것 등은 지난 2천년 동안 변함없는 신앙으로 계승되어 왔고, 앞으로 2천년, 그리고 그 후에도 영원히 변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2천년 동안에 교회의 모습, 교회의 제도, 신자 생활의 환경, 교회의 예전 등은 부단히 변해 왔고, 변하는 것이 당연하며, 그것이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변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2천년은 고사하고 지난 한 세대 중에 한국 성공회가 보여 온 변화와 변모를 회상해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30여년전인 1965년에, 선교사 주교 밑에 한국 전토가 한 교구로 살아오던 것을, 서울과 대전의 두 교구로 나누고 서울 교구장으로 첫 한국인 주교를 받들게 되었다. 그때부터 한국 성공회는 선교 교회로부터 어엿한 한국과 한국인의 성공회가 되었다. 그후 대전이 다시 대전과 부산으로 분할되어서 대전과 부산에 한국인 주교가 자리잡게 되었다. 선교사 주교는 한국을 떠나고, 선교사 사제도 다 떠나갔다.

1965년에 공도문이 제정되어 지난 한 세대 동안 교회의 예식서로 사용되어 왔다. 그 미사 부분을 보면 아주 긴 개회 예배가 있고, 그리고 나서 ‘구긍경’이라는 것을 외우거나 노래했다. 구긍경은 원어로 불렀다. 괄호 속에 ‘주여, 긍련히 여기소서’라고 번역을 적어 놓았지만 ‘긍련’이라는 말이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를 알거나 생각해 본 교인은 드물었을 것이다. 65년 공도문의 특징은 ‘주 교우와 같이 계셔지이다/ 주 또한 사제 마음에 계셔지이다’하는 계응과 ‘빌지어다’하는 중세 한국어 명령 문구이다. 소위 성세 성사의 ‘망세자 시문식’에 이런 문답이 나왔다: “무엇을 원하느뇨?/ 성교도리를 배우고 영세하기를 원하나이다.” 망세자가 유아이건 80세 노인이건 마찬가지였다. 미사 부분은 70년대 후반부터 실험 미사 예문으로 개혁되었고, 1998년부터 쓰기 시작한 새 예식서로 교회 예식 전체가 근본적으로 현대화되고, 구어화되어, 오늘날 세계 성공회가 합의하는 신학과 이해를 반영하게 되었다. 지난 백년 동안 그레고리오 찬트의 엉성한  한 토막으로 시편을 노래 하던 것을 앵글리컨 찬트의 다양한 가락으로 발전시키는 사업이 진행중이다. 이것은 교회 예전을 남달리 소중히 여기는 성공회로서는 획기적인 사건이다.

지난 한 세대 동안에 한국 성공회는 세 개의 교구를 한데 묶는 관구가 되고, 캔터베리의 감독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법을 만들 수 있고, 교구를 분할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리고 세계 성공회의 관구장 회의에 대표를 보낼 수 있게 되었으며, 성공회 협의회의 상임위원으로 뽑힐 수 있게 되었다.

지난 한 세대 동안에 성 미가엘 신학원이 천신 신학 대학으로, 성공회 대학교로 발전해서 이제 한국 성공회도 본격적이고 정규적인 4년제 대학을 운영하게 되었다. 물론 신학과와 성직 지망자를 교육하는 신학 대학원을 갖추게 되었다.

성공회는 기본적인 믿음을 지키면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개혁하는 교회이다. 부단하고 분별있는 개혁만이 교회를 쇄신하는 방법이다. 고인 물은 썩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