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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그리스도교인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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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인의 결혼


본 내용은 대한성공회출판부에서 1998년 5월 발행한 책 <우리 믿음 바로 알기(김진만 저)>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준 대한성공회출판부에 감사드립니다.

그리스도교인의 결혼은 구약의 결혼과 다르고 현대 세속의 결혼과도 다르다. 동등한 남자와 여자의 결합이며, 하느님이 맺어 준 것을 사람이 떼어 놓을 수 없다는 것이 그리스도교의 결혼관이다. 이 결혼관은 여러 측면으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다. 사실은 예수님과 사도들 시대에도 그랬다.

영국 성공회의 수장인 여왕의 동생과 아들, 그것도 황태자와 그의 누이와 동생, 거의 전 가족이 요란스럽게 대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는데 모두 이혼으로 치달았다.  세계 성공회의 여러 교회에서 이혼한 교인의 재혼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교회가 재혼을 축복할 수 있는 것인가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성경이 보여주는 결혼은 어떤 것인가? 구약의 결혼은 그리스도교의 그것과 판이했다. 아내는 남편의 재산으로 취급되었다. 여자는 재산을 소유할 수 없고 상속할 수도 없었다. 이혼할 권리도 없었다. 남자는 여자를 내보낼 수 있었다. “누가 아내를 맞아 부부가 되었다가 그 아내에게 무엇인가 수치스러운 일이 있어 남편의 눈밖에 나면 이혼 증서를 써주고 그 여자를 집에서 내 보낼 수 있지만…”(신명기 24:1). 솔로몬 왕이 아니라도 일부다처가 가능했고, 사라의 경우처럼 아내의 동의하에 다른 여자를 아내로 맞을 수 있었다(창세기16:1-2). 다만 후기에는 일부일처제를 이상으로 삼는 유대인들이 늘어났다. 가부장 제도하의 유대 사회에서는 결혼의 주된 목적은 가계를 보존하기 위한 자손의 생산이었고, 즐거움과 반려의 친교는 그 다음이었다.

예수님의 결혼관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마르코 복음 10장 1-12절의 기록이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님의 속을 떠보려고 결혼과 이혼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그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은 의연했다: “천지 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사람은 그 부모를 떠나 자기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 놓아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런 말씀도 하셨다: “누구든지 자기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 그 여자와 간음하는 것이며 또 아내가 지기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해도 간음하는 것이다.” 오늘의 시점에서 보면 이것은 엄격하기보다 가혹한 규범이다.

바울로를 위시해서, 하느님을 온전히 모시기 위해서 독신을 주장한 사람들이 있었고, 성욕을 죄악시한 교부들이 있었고,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도 성행위와 원죄가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생각은 현대 사회에서는 인간의 인격과 행동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로 사람들의 공감을 잃어 가고 있다.

남자와 여자, 결혼과 이혼, 동성과 이성의 문제 등은 그리스도교의 원리를 가지고는 이해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상황 윤리라는 것도 교회의 결혼관에 어려운 도전을 던지고 있다.

그런대로 일부일처주의, 혼전 순결, 부부의 정조를 축으로 하는 결혼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이상은 살아 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교회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