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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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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본 내용은 대한성공회출판부에서 1998년 5월 발행한 책 <우리 믿음 바로 알기(김진만 저)>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준 대한성공회출판부에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종교가 초월자, 혹은 큰 능력을 가지고 세상 저편에서 활동하는 고귀한 존재를 숭상하고 예배한다. 그리스도교도 예외가 아니다. 그리고 그런 존재를 흠숭하고 예배하는 방식이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그리스도교와 그 교인들은 성경 속에 계시된 창조주 하느님을 믿고, 사람이 되신 그리스도께서 구원의 일을 통해서 드러내 보여 주신 하느님과 인간과의 친밀한 관계를 받아들인다. 이와 같은 기본적 진리의 토대 위에서 그리스도교인은 기도를 드린다.

기도는 교인들의 영적 활동이다. 교인은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의 뜻에 복종하고, 인간과 모든 창조물이 하느님과 직접적인 관계를 갖는 것으로 인식한다. 기도를 통해서 교인은 하느님을 흠숭하고, 하느님께 감사하고, 지은 죄를 뉘우치고, 소망을 간구한다. 그리고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께 기도한다. 혹은 하느님의 영을 통해서 기도를 올린다.

기도는 말로 하는 기도와 마음으로 하는 기도가 있다. 사람은 말로 하느님을 찬양하고, 감사를 드리고, 참회하고, 그리고 소원을 간구한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공동으로 드리는 말로 하는 기도, 즉  공동 기도는 성서적이고 그리스도교적이다.

한편, 혼자서 드리는 사적인 기도도 있다. 그리스도교의 전통 속에도 묵상하고, 명상하는 가운데 기도를 드리는 전통이 있다.

그리스도교의 기도가 어떤 것인가를 예수님이 잘 보여 주셨다. 예수님은 유대인들의 회당에서 공기도에 참여하셨다(마르코 1:21). 그러나 예수님이 말씀하신 기도는 언제나 사적 기도였다. 기도할 때에는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보이지 않는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마태오 6:6)라고 하셨다. 혼자 기도하려고 산으로 가시기도 했다. 제자들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치셨고, 죽은 자를 살리는 힘을 기도로 청하셨고, 수난의 고통을 이겨내려고 기도하셨다. 특히 당신 자신의 번민과 고통과 어떤 결단을 요구하는 위기 때에 기도하셨다. “아버지, 아버지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루가 22:42).

교회도 예수님의 본을 따서 공기도와 사기도를 아울러 올린다. 공동으로 드리는 교회의 기도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성찬식이다. 이것은 예수님이 친히 세우신 감사제이다. 그 다음에 수도자들이 올리는 성무 일과가 있다. 이와 같은 공기도는 원칙적으로 나 아닌 남을 위한 기도이고, 교회, 나라, 이웃, 환란당하고 고통받는 사람들, 죽은 사람들을 위한 기도이다.

하느님께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십사고 청하는 성 프란시스의 기도가 유명하다. 남에게 봉사하고, 남에게 사랑을 베풀 수 있도록 나를 만들어 주십사고 간구하는 성인의 기도는 사기도의 압권이다.

한국에 들어 온 모든 종교가 개인과 가족의 복을 비는 기복 종교로 바뀌는 안타까운 전통이 있다. 그리스도교도 예외가 아니다. 개신교보다 마리아를 비롯한 성인에게 간구하는 전통이 있는 구교가 기복 경향이 더 강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개신교에는 개신교 나름의 기복 사상이 있다. 이것은 예수님의 가르침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