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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신교와 성공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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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신교와 성공회

* 본 내용은 대한성공회출판부에서 1998년 5월 발행한 책 <우리 믿음 바로 알기(김진만 저)>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준 대한성공회출판부에 감사드립니다.

  개신교란 말은 ‘프로테스탄트’의 번역이다. 원래는 16세기 독일에서 다수파였던 로마 교회에 대항해서 개혁을 주장한 사람들이 ‘항의한다’는 뜻으로 쓴 말이었다. 항의한다는 뜻과 함께 신앙, 신조를 확인하고 고백한다는 뜻도 있다.  

  미국 성공회가 17세기 초에 미국에 뿌리를 내리고 독립전쟁 후에 독립된 자치 교회를 확립했을 때, 그것을 ‘프로테스탄트 에피스코펄 쳐치’, 즉 개신교 주교 교회라고 명명했다. 그 명칭은 20세기까지 유지되다가 슬그머니 ‘프로테스탄트’라는 말을 빼버렸다. 영국의 왕은 ‘프로테스탄트’여야 한다는 불문률이 있지만, 영국 교회 문서 어디에도 개신교라는 말을 찾을 수 없다. 성공회가 스스로를 개신교라고 하는 경우는 로마 교회가 아니라는 것을 뜻할 뿐이다. 17세기에 로마에 호의적이던 국왕과 성직자들 때문에 큰 고생을 했고, 로마 교회와 적대 관계를 오래 계속했던 영국으로서는 불가피한 일이다.

  개신교의 특징을 다음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요약에 불과하고, 개신교 교회와 전통에 따라 세부로 들어가면 천차 만별이다. 개신교의 양 거두는 루터와 칼빈이었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의 사상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그런대로 원래의 개신교는 다음과 같은 것을 믿고 주장한다:

1) 성경은 교리의 근본이다.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궁극의 권위는 성경에 있다.
2) 사람은 선행에 의해서가 아니라 믿음에 의해서 죄가 없는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는다. 복음을 믿으면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 선행을 금하거나 전연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선행은 믿음의 당연한 과실이라고 본다.
3) 말씀이 유일한 은총의 방법이다. 성경, 설교, 사목적 대화 등과 성사를 통해서 그것이 전달된다. 세례와 성찬 두 가지만 성사로 인정되고, 성찬은 제사가 아니며, 화체설은 거부되고, 성찬의 효과는 받는 사람의 살아 있는 믿음에 달렸다(한국 개신교에 성사 개념이 도입되지 않은 것은 큰 손실이다).
4) 교회는 하느님이 불러 모으시는 것이고, 하느님의 선택, 말씀과 성사와 사랑의 선물이다.
5) 모든 신도가 사제직을 수행한다. 모든 교인은 다른 인간을 거치지 않고,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께 직접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신도와 성직자 사이에 영적인 차이는 없고, 다만 기능과 역할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종교 개혁기의 흥분과 광기가 가라앉으면서 이와 같은 근본주의적 개신교주의가  변화와 변모를 겪어 왔다. 주관과 감정보다는 성경의 여러 사실들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나왔고, 사제나 교리가 없는, 오직 하느님의 아버지됨과 만인의 우애를 믿음의 기본으로 내세운 하르낙(1851-1930) 같은 사람도 개신교 사상에 큰 영향을 끼쳤다. 20세기에 들어와서 개신교의 여러 교회에서 교회 일치를 위해서 노력하는 풍조가 일어난 것이라든가, NCC 같은 것은 옛날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성공회 안에는 개신교 전통에 충실하려고 하는 복음주의파가 있고, 스스로 개신교로 처신하지 않고 가톨릭으로 자처하는 가톨릭파가 공존하고 있다. 따라서 성공회는 개신교이고 가톨릭교회이다. 가톨릭 전통을 존중하는 개신교, 개혁하는 가톨릭교회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