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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모든 성도의 하나됨( 성도의 상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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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성도의 하나됨(성도의 상통)

본 내용은 대한성공회출판부에서 1998년 5월 발행한 책 <우리 믿음 바로 알기(김진만 저)>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준 대한성공회출판부에 감사드립니다.

사도 신경 마지막에 “성도의 상통을 믿으며”하는 말이 나온다. 개정 예식서에서는 “모든 성도들의 하나됨을 믿으며”로 고쳐 놓았다. ‘상통’보다는 ‘하나 됨’이 알기 쉽다. 희랍어로는 코이노니아, 영어로는 ‘커뮤니언 오브 세인츠’라고 하는 것이다. ‘컴뮤니언’이라는 말의 뜻이 너무나 다양해서 한 마디로 적절한 번역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 말의 근본적 뜻은 일치, 합일, 하나됨이다.

모든 성도가 하나가 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성공회와 개신교에서 ‘성도’라고 하는 것을 천주교에서는 ‘성인’으로 해석하고, 죽어서 하늘에 올라간 성인들과 (아마도 연옥에 있는 죽은 교인들과) 땅 위에 살고 있는 교인들이 하나로 사귄다는 뜻으로 ‘성인의 통공’이라고 한다. 살아 있는 교인들은 성모를 위시한 성인들을 통해서 기도를 올리고, 하늘에서 예수님과 하느님을 가까이 모시는 성인들은 땅에서 올라오는 기도가 이루어지도록 중재의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성도를 성인으로 좁게 해석하고 성인들이 하느님과 사람들 사이의 중재, 대도자의 구실을 해서 서로가 ‘통공’ 한다는 생각은 초대 교회나 성경이 남겨 준 전통과는 거리가 있다.

성도의 라틴어 ‘상크토룸’을 중성 명사, ‘거룩한 것들의’로 해석해서 성사, 특히 성찬식, 혹은 그 예식에서 교인들이 받는 빵과 포도주를 가리킨다는 해석도 있었지만 이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성도의 상통’, ‘성도의 교통’, ‘성인의 통공’ 등 다양하게 표현되어 온 것은 대체로 세 가지로 해석되어 왔다. (1) 각 신자와 그리스도와의 일치, 신자들 상호간의 일치, (2) 땅위의 교인들 간의 상통과 사귐, 그리고 (3) 거룩한 것을 나눔이라는 세 가지가 그것이다. 

그 중 첫째 해석이 가장 전통적인 해석이다. 즉 가톨릭교회가 성인, 성녀로 정해서 추앙하는 사람들만을 ‘거룩한 사람들’로 치는 것은 무리이다. 그리스도를 믿고 고백하는 모든 교인들이 그리스도와 일치하고, 땅 위의 모든 신자들이 그리스도를 믿는 신자로 살다가 죽은 모든 별세한 신자들과 일치를 믿는다는 것이 사도 신경의 고백이다. 성공회가 사도 신경을 외울 때 성공회 교인들은 그와 같은 뜻으로 ‘성도의 하나 됨’을 이해한다.

영어나 라틴어로는 한가지로 쓰고, 외우는 것을 우리는 교파에 따라 여러 가지로 쓰고, 외우고, 해석하는 전통과 현실이 서글프다. 그럴수록 우리는 갈라진 교회가 저마다 내세우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성서와 초대 교회의 전통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우리가 그리스도와 ‘수직적’으로 상통하고 하나가 되는 것을 믿고 추구한다. 동시에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교우들과 ‘수평적’으로 상통하고 하나가 된다.“하느님께서 빛 가운데 계신 것처럼 우리도 빛 가운에서 살고 있으면 우리는 서로 친교를 나누게 되고…”(I 요한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