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100문 100답 30. 미사 – 유카리스트 – 성찬식

30. 미사 – 유카리스트 – 성찬식

961
0
공유

미사 – 유카리스트 – 성찬식


본 내용은 대한성공회출판부에서 1998년 5월 발행한 책 <우리 믿음 바로 알기(김진만 저)>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준 대한성공회출판부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미사’를 드리고, ‘영성체’를 하는 것을 ‘성체 성사’라고 해서 큰 성사로 지켜 왔다. 그러나 그것은 로마 교회의 관습이며, 우리처럼 소수의 성공회의 관습이다. 모든 성공회는 가톨릭전통을 잇고 있다. 그러나 모든 성공회 교회가 ‘미사’라는 말을 쓰지는 않는다. 성공회는 보편적으로 성찬식(홀리 커뮤니언)이라고 하나, ‘주의 만찬’(로오즈 사퍼)이라고 하는 교회도 많다.

성공회의 보통 공도문에서 ‘미사’라는 말을 찾아 볼 수 없다. 그러나 1965년에 나온 우리 공도문은 예외이다. 로마 교회, 동방 교회, 개신 교회, 즉 온 세계의 모든 교회가 같이 쓰는 공식 명칭은 ‘미사’가 아니고 ‘유카리스트’인데 이 말은 감사제라는 뜻이다. 성찬식은 감사 예식이다. 사제가 올리는 ‘축성경’은 감사 기도로, 천주교도 이제는 축성경이라 하지 않고 ‘감사 기도’라고 한다. 그것은 이 세상 만물을 창조하시고, 외아들 예수님을 보내셔서 우리 인간을 죄의 쇠사슬에서 풀어주시고, 예수님을 통해서 보잘 것 없고, 병들고, 가난하고, 환란을 당한 사람들 편에 서서 위로와 힘을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하는 예식이다.
성찬식은 일종의 제사이다. 그러나 (미사란 중세 이래의 명칭이 연상시키듯이) 성찬식 때 우리가 바치는 것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을 매번 십자가에 달아서 희생제물로 바치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은 단 한 번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심으로써 인간을 구원하는 큰 일을 완수하셨다. 이것이 우리 성공회의 신학이고, 믿음이고 신념이다. 성찬식에서 우리는 (우리 옛 공도문에 있는 대로) ‘한 번 자기를 드리사 온 세상의 죄를 위하여 원만하고 완전하고 충분한 희생과 제물과 대속이 되신’ 성자 예수님의 수난을 기억하고, 우리 자신을 제단에 바쳐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의  헌신을 맹세한다. 성찬식은 사제가 감사 기도로 거룩하게 만든 빵과 포도주를 예수님의 말씀 대로 주님의 몸과 피로 알고 나누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교회가 한 개의 빵을 나눔으로써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일치를 체험하는 예식이기도 하다. 하느님께 감사하고, 성찬에 참여하는 모든 교인이 예수님과 한몸이 됨으로써 서로 한몸이 되고 성령 안에서 사랑의 친교를 나눈다. 감사와 일치와 친교의 잔치가 성찬식이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주일에 한 번 ‘노래 미사’를 드리는 것으로 공기도를 대신해 왔다. 이번에 개정된 예식서에는 물론 미사라는 말이 전혀 없다. 그 대신 ‘성찬식’이라는 말로 바뀌었고, 예식의 언어와 구조도 우리가 알고 바라는 모습으로 다듬어졌다. 이 새 예식문이 정착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아무리 오래 걸려도 옳은 방향으로 고쳐진 예식문이다. 또 한 세대가 지나면 다시 손질해서 써야 한다. 한 번 정했다고 50년, 100년 그대로 쓰는 것은 성공회식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