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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봉헌과 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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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헌과 헌금


본 내용은 대한성공회출판부에서 1998년 5월 발행한 책 <우리 믿음 바로 알기(김진만 저)>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준 대한성공회출판부에 감사드립니다.

성찬식에서 신자들이 제단에 바치는 것을 통칭해서 봉헌이라고 한다. 봉헌할 때는 봉헌 찬미를 부르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 예식서에는 집례자와 신도들이 이런 말을 주고 받는다: “(집례자) 하늘과 땅에서 거두어 들이는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축복입니다. 이제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축복을 감사하면서 이 예물을 주님께 다시 바칩니다. (다함께) 주님께서 우리의 헌신을 기쁨으로 받아 주시고 이 예물로 복음과 사랑을 펴시어 이 세상을 하느님의 나라로 이루어 주십시오.”

제물을 모두 하느님께 드리는 예물로 알고 바치는 것은 유대인들의 오랜 습관이었다. “때가 되어 카인은 땅에서 난 곡식을 야훼께 예물로 드렸고 아벨은 양 떼 가운데서 맏배의 기름기를 드렸다”(창세기 4:3). 구약의 예물은 주로 음식물이었다.

그리스도교의 예물은 성찬식에서 사제가 축성할 빵과 포도주가 기본이다. 그 외에 신도들은 포도, 기름, 치즈, 제단보 등을 바치기도 했다. 그리고 돈을 바친다. 현대에 와서는 주된 봉헌물이 돈이 되어 버렸다. 교인들은 십일조, 서약금, 감사 헌금, 특별 헌금 등 여러 가지 명목의 헌금을 하고, 교회는 그 헌금으로 성직자를 부양하고, 교회의 경비를 쓴다. 헌금은 교인의 의무라고 알게 되었고, 모든 명목의 헌금과 헌물은 제단에 바쳐지고, 결국은 구약 때와 같이 하느님께 드리는 예물로 바친다.

전에는 예배 중에 돌리는 헌금 바구니에 넣는 헌금은 가난한 사람들이나 병든 이웃을 돕는 의연금으로 썼다. 그러나 이제는 의연금이나 구제금이라고 따로 모으는 일은 흔하지 않다. 물론 교우들과 이웃들이 뜻하지 않은 수재와 같은 재난을 당했을 때 교회는 특별 의연금을 모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지출은 특별 헌금으로 충당할 것이 아니라 교회의 전체 수입 속에서 너그럽게 할애할 성질의 것이다.

교인들이 바치는 봉헌은 봉헌의 기도에 있듯이 선교와 사랑에 쓰인다. 가난하고 병들고 재난을 당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 선교의 첫 길이다. 교회는 그런 일을 하려고 세운 것이다.

교회가 하느님께 바치는 예물로 목회자를 부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바울로가 가르친 대로 제단에서 일하는 사람은 제단에서 나오는 것을 받아서 살아 갈 권리가 있다. 그러나 성직자의 부양은 언제나 만족스러운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 한편 교회를 운영하는 데 지출되는 봉헌은 자칫하면 하느님의 선교와는 거리가 먼 것이 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기업형 교회가 하느님의 선교나 사랑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더 큰 교회와 더 많은 버스와 더 화사한 행사를 위해서 교인들의 봉헌을 제 돈 쓰듯이 남용하는 것을 보고 슬퍼한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병폐는 물신주의와 물량주의와 아득한 예로부터 내려오는 기복주의이다. 그런곳에 헌금을 쓰는 것은 부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