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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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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대한성공회출판부에서 1998년 5월 발행한 책 <우리 믿음 바로 알기(김진만 저)>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준 대한성공회출판부에 감사드립니다.
 
구약의 유대인들은 물론 그리스도교인들은 선택은 하느님이 하시는 것이고 인간이 하는 것이 아니라고 믿는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택하신 것이고, 이스라엘이 하느님을 택한 것이 아니었다.
 
아벨과 카인 사이에서, 이삭과 이스마엘 사이에서, 야곱과 에서 사이에서, 요셉과 그 형제들 사이에서 한쪽을 택하시고 다른 쪽은 제쳐놓으셨다. 하느님의 선택을 나타낸 것이 하느님이 아브라함과 맺으신 계약이었다. “내가 너와 계약을 맺는다. 너는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되리라. 내가 너를 많은 민족의 조상으로 삼으리니…나는 너와 네 후손의 하느님이 되어 주기로, 너와 대대로 네 뒤를 이을 후손들과 나 사이에 나의 계약을 세워 이를 영원한 계약으로 삼으리라. 네가 몸 붙여 살고 있는 가나안 온 땅을 너와 네 후손에게 준다.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어 주리라”(창세 17:4-8).
 
하느님이 왜 이스라엘을 택하시고, 유독 이스라엘과 계약을 맺으셨는가는 분명치 않았다. “세상 많은 민족들 가운데서/내가 너희만을 골라 내었건만/ 너희는 온갖 못할 짓을 다 하니/어찌 벌하지 않으랴?”(아모스 3:2). 이스라엘 백성이 의로워서, 혹은 착해서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것은 자명했다. 하느님은 그저 이스라엘을 택하고 싶으셔서 택하셨을 뿐이다. 하느님이 이스라엘을 택하신 이유는 인간의 두뇌로는 도저히 헤아릴 수가 없었다. 바울로는 “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심오합니다. 누가 그 분의 판단을 헤아릴 수 있으며 그 분이 하시는 일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로마 11:33) 하고 외쳤다.
 
하느님의 선택에는 배타적인 데가 있다. 하나를 택하시면 다른 것은 버리신다. 그렇다고 선택하신 사람들은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시고, 버리신 사람들은 파멸시키신다는 것은 아니다. 하느님께서 어떤 사람들을 버리시지만 자의적으로 버리시는 것이 아니다. 악을 뉘우치지 않고, 악의 길을 고집스럽게 걸어 가는 자를 버리시는 것이다. 시편 78편 67절에 “요셉 가문은 아예 버리셨고/아브라임 지파를 뽑지 않으셨으며/유다 지파를 뽑으셨으니/곧 사랑하시는 시온산이었다.”
 
신약 복음서에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과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사람들의 구분이 있다. 그러나 바울로의 편지를 보면 그와 같은 구별은 없고, 사람들은 세상으로부터 불려 나와서 그리스도의 구원의 부름을 받는다고 했다.
 
하느님은 그리스도를 ‘마음에 드는 아들’로 택하시고 그리스도를 통해서 인간을 구원하는 일을 추진하신다. 인간쪽에도 그리스도와 비그리스도 중에서 하나를 택할 자유가 있을 법하다.  자기 의지로 그리스도가 아닌 것을 택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그랬다고 그들이 모조리 파멸당하는 것 같지 않다. 인류의 대다수는 여전히 그리스도를 택하지 않는다. 회심해서 그리스도를 택한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 선택이 인간인 자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그 선택에 따르는 책임을 다하려고 열심히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수업을 한다. 그러나 믿음이 자랄수록 하느님이신 그리스도께서 성령을 통해서 자기를 택하셨고, 자기가 그리스도를 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