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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성모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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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마리아


본 내용은 대한성공회출판부에서 1998년 5월 발행한 책 <우리 믿음 바로 알기(김진만 저)>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준 대한성공회출판부에 감사드립니다.

마리아는 서울 주교좌 성당의 호수 성인인데, 전국의 성공회 교회로서 성모를 호수 성인으로 모신 곳은 한두 곳이 아니다. 성공회는 성모를 공경하고 사랑한다. 한국 성공회는 가톨릭전통을 이은 교회로 시작해서 더욱 성모 마리아에 대한 애착과 흠모가 두드러진다. 교인들의 세례명으로서도 마리아의 인기는 압도적이다.

 
마리아는 예수님의 탄생 기록, 따라서 복음서의 첫머리를 장식한다. 예수님이 가시는 곳에 나타났고, 마침내 예수님이 달리신 십자가 밑에서 아드님의 수난을 지켜보았다. 사도들이 예루살렘 다락방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었을 때, “그 자리에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함께 있었다”(사도 행전 1: 14).
 
마리아를 가리켜서 ‘하느님을 낳은 사람’(세오토코스)이라고 하는 칭호는 4세기 경부터 초대 교회 신학자들(교부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일부에서 ‘그리스도를 낳은 사람’이라고 해야 한다고 해서 논쟁이 일어났지만, ‘세오토코스’가 칼세돈 공의회에서 교회의 교리로 정해졌다. 그 후 동서 교회를 막론하고 성모에 대한 흠모와 공경이 교회 안팎에서 크게 일어나서 서방, 로마 교회는 교황의 권한으로 몇 가지 마리아에 관한 교리를 정하고 그것을 믿어야 가톨릭교인이라고 했다. 마리아는 그의 어머니 뱃속에 잉태되었을 때부터 죄가 없었다, 죽어서는 승천했다는 것이 그것이다. 평생 동정녀설도 있다. 이런 생각은 성경의 기록보다는 논리적으로 교리를 구성한 데서 생긴 것이다. 성공회는 로마 교회가 비교적 근래(1854와 1950)에 정한 위의 두 교리를 믿지 않는다. 평생 동정녀설은 성경의 근거가 없어 보인다.
 
종교 개혁 이래로 개신교는 지나친 마리아 숭배를 배격하고, 로마 교회와 그 신학자들은 그들의 입장을 정당화하는 일에 몰두해 왔다. 그러나 교리나 신학과는 관계없이 일반 교인들 사이에서 마리아는 옛과 다름없는 공경과 추앙을 받는다.  
 
마리아는 ‘모든 은총의 중계자’ 라는 이론도 있다. 모든 은총의 원천이신 예수님의 어머니는 당연히 모든 은총의 대속자이며, 중계자이어야 한다는 논리이다. 그래서 웬만한 천주교 성당에는 마리아 상이 있고, 그 앞에 여자들이 모여서 기도를 드리는 전형적인 천주교의 모습이 생겼다. 천주교는 마리아를 믿는 교회라는 오해가 생길 법하다. 최근에 자기는 마리아를 믿지 않는 기독교인이라고 횡설수설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성당을 불지른 미치광이도 있었다. 우리는 마리아를 사랑하고 공경하지만, 마리아를 통해서 드리는 기도가 더 효험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죄 없이 잉태된 분과 승천한 분은 예수님 뿐이고, 우리를 위해서 하느님께 대도해 주실 분도 예수님 뿐이라는 것이 우리의 믿음이다.
 
파리의 성모 대성당(노트르 담)은 한량없이 아름답고, 구노와 슈베르트의 성모경(아베 마리아)은 우리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고, 주의 기도와 성모경을 외우는 묵주 신공은 사사로운 기도 중 가장 훌륭하다. 그러나 성모 마리아에 대한 공경이 광신이나 미신으로 치달아서는 안된다. 성모 기념일 중 으뜸인 8월 15일 안식 축일은 한국 성공회 교회력에서는 광복절을 기념하는 것으로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