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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성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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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

본 내용은 대한성공회출판부에서 1998년 5월 발행한 책 <우리 믿음 바로 알기(김진만 저)>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준 대한성공회출판부에 감사드립니다.

교회에서 목회를 담당하는 사람들 – 주교, 사제, 부제를 성공회에서는 성직자라고 한다. 성공회의 모든 교회에서 성직자를 그렇게 부르는 것은 아니다. 가령 우리의 이웃 나라, 일본 성공회의 성직자는 주교, 사제, 집사라고 부르고, 교회를 맡아 목회를 하는 사제는 목사라고 한다. 목사와 신부가 하는 일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교회의 전통과 강조점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한국 성공회는 일찍부터 가톨릭전통이 강해서 천주교의 용어를 많이 빌려 써 왔다. 성직자의 칭호도 그랬다. 부를 때도 목사님, 집사님 하지 않고 신부님, 부제님이라고 해왔다. 그러나 성직자의 칭호만이 아니고, 성직에 대한 관념도 가톨릭적이다. 즉 성직자의 직책을 생각할 때, 우선,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으로 제사를 지내는 사제직을 꼽는다. 교회의 기도, 특히 성찬식을 거행하는 사람이 성직자다. 성찬식도 오랫동안 가톨릭식으로 ‘미사’라고 해왔다. 성공회가 올리는 예식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그 ‘미사’였고, 교인들은 주일 교회에 나와서 노래미사를 드리고 신부가 축성한 성체와 보혈을 받는 것으로 교인의 책무를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좀 지나친 말일까? 주일 노래 미사하고 소위 ‘영성체’가 신앙 생활의 중심이고 사실 전부인 교인들이 많았다.

이제 성공회는 ‘미사’라는 말을 쓰지 않기로 하고, ‘미사’가 성직자의 주직책이거나 교인의 신앙 생활의 전부가 아니라는 진리를 강조하고 있다.

교회는 성찬식을 드리기 위해서만 있지 않고, 선교를 하기 위해서 예수님께서 세우신 공동체이다. 세상 끝까지 누비면서 기쁜 소식을 전하고 세례를 베풀어서 예수님의 제자를 만들라는 것이 예수님의 당부였다: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마태오 28:19). 성직자의 으뜸가는 직책이 바로 이와 같은 선교이다. 성직자 혼자서 선교를 하라는 것은 아니다. 온 교회가 선교의 기동부대로 조직되어야 한다.

교회가 선교를 하려면 교회의 모든 교인들이 믿음의 삶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자기를 변화시켜 준 기쁜 소식을 이웃에게 전하려는 열의를 가져야 한다. 믿음의 내용을 알아야 한다. 성경을 잘 읽고 올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교인들을 선교의 역군으로 가르치고 기르는 일—교인을 가르치는 일이 교회의 예식과 성사 집행 못지 않는 성직자의 직책이다. 성공회의 성직자는 말씀과 성사를 맡을 사람으로 주교의 임명을 받는다. 말씀의 봉사는 교육하는 것이고, 설교하는 것이다. 가톨릭이라고 해서 설교를 소홀히 하는 성직자는 가톨릭도 아무 것도 아니다. 교인들을 제대로 가르치려면 스스로 부단히 공부해야 한다.

성직자는 양을 치는 목자이다. 하느님의 집에서 사는 양들을 돌보아야 한다. 성직자는 양들의 주인이 아니고, 양들을 먹이고 보호하는 양들의 종이다. 성직자의 권위는 모든 사람들의 종으로 그들에게 사랑으로 봉사하는 데서 나온다. 그래서 진실로 종 중의 종이 되고, 교회의 대표자가 되고, 그리스도의 대리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