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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시카고·램베스 4 개조 – 일치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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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램베스 4 개조 – 일치의 조건

본 내용은 대한성공회출판부에서 1998년 5월 발행한 책 <우리 믿음 바로 알기(김진만 저)>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준 대한성공회출판부에 감사드립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난마와 같이 갈라지고, 쪼개진 슬픈 상황에서 우리와 합칠 수 있는 교회는 어떤 교회일까? 교회 일치 운동의 선봉에 서 온 성공회부터 우리가 분열의 죄 안에 있다는 심각한 반성을 해야 한다. 혼자서 갈라질 수는 없다. 성공회가 로마 교회와 갈라져 나왔을 때, 성공회와 로마 교회는 다 같이 분열의 죄에 빠진 것이다. 로마는 정통이고 성공회는 소위 ‘열교’라고 큰소리 칠 처지가 아니다.

세상의 교회가 처음에는 동방과 서방으로 갈리고, 16세기 종교 개혁 이래로 서방교회, 즉 로마 가톨릭교회가 성공회, 루터 교회, 장로 교회로, 그 후 감리 교회가 성공회에서 갈라져 나가고, 이제는 무수한 교회와 교단과 교파로 갈라 서게 되었다.

아무도 세계에 몇 개의 그리스도교 교단, 교파가 있는지 모른다. 한국에만 해도 100여개의 교단이 있다는 소문이 있으니 ‘모두가 하나가 되기를’ 바라시며 수난의 길을 택하신 예수님의 뜻과는 거리가 먼 난맥상이다. “나는 이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돌아 가지만…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이 사람들도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요한 17:11). 이것이 예수님의 마지막 기도였다.

그렇다고 아무하고나, 무조건으로 일치하고 합칠 수는 없다. 교회는 회사를 설립하는 것같이 법이나 정관으로 없던 교회를 새로 만들 수는 없다. 교회에도 저마다의 헌장이 있고, 법이 있지만, 그것만으로 새 교회를 만들 수는 없다. 성경을 읽는다고 다 교회가 아니다. 성경을 읽고 예수님도 믿지만 교회는 싫다는 사람들도 있다. 교회에는 저마다의 역사가 있고 전통이 있다.

1870년에 미국 성공회 시카고의 한팅턴 주교가 성공회와 일치할 수 있는 교회가 가져야 할 조건 네가지를 제창했고, 1886년에 전 미국 성공회의 인정을 받았다.

시카고 4개조로 알려진 그 네 가지 조건은 1) 믿음의 기본으로서 성경을 지키는 것, 2) 사도 신경과 니케아 신경을 고백하는 것, 3) 세례와 성찬식을 성사로 지키는 것, 4) 역사적 주교직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4개조는 1888년에 열린 세계 성공회 주교들의 램베스 회의의 추인을 받아서, 그 후 시카고-램베스 4개조라고 하는, 성공회가 내세우는 일치의 조건으로 굳혀졌다.

네 번째 역사적 주교직 요구는 성공회와 합치는 개신교 성직자들을 재안수하는 어려운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영국 성공회와 감리교가 합치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다. 영국 성공회의 일부 사제들이 역사적 주교제 안에서 주교로 안수받지 않는 사람한테서 안수받고 감리교 목사가 된 사람들을 화해의 예식으로 자기들과 같은 사제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영국 성공회 대표들이 주교들과 사제들과 평신도로 나뉘어서 투표를 했을 때, 대주교를 위시한 주교들과 평신도들은 감리교와 합치는 것을 찬성하고 환영했다. 사제들이 반대한 것이다. 그들이 보기에 감리교 목사들이 사제가 될 수 없다고 했지만, 로마교회의 눈에는 그들 성공회 사제들의 품이 무효이다. 물론 이것은 로마의 독선이고 잘못이다. 한편, 성공회 사제들이 화해의 예식을 통해서 여러 개신교 성직자와 함께 연합 교회를 만든 역사가 있다. 남인도 교회와 북인도 교회가 그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