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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공도문 – 예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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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도문 – 예식서


본 내용은 대한성공회출판부에서 1998년 5월 발행한 책 <우리 믿음 바로 알기(김진만 저)>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준 대한성공회출판부에 감사드립니다.

 

성공회는 공도문의 교회이다. 공도문을 가지고 기도하고, 교회를 운영하고, 신앙 생활을 하는 교회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공도문이라고 하지 않고, ‘교회 예식서’라고 부른다. 일본 성공회는 ‘기도서’라고 불러 왔다.
 

공도는 한자로 公禱라고 써서 사사로운 기도와는 다른 공식 기도, 교회에서 교인들이 모여서 하는 기도를 뜻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것은 성공회 공도문의 원명인 Book of Common Prayer (BCP로 약한다)와 다르다. 우리 예식서를 영어로 부를 때에는 이 이름을 써야 할 것이다. 원명을 살리려면 共禱文이라고 했어야 한다. 여러 갈래 다른 신앙 생활을 하는 영국민들이 다 함께 영국 교회에 모여서 공통적인 기도문을 가지고 기도를 보도록 나라에서 국회의 결의로 정한 기도서이다. 오늘날에도 영국 성공회의 공도문은 영국 하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1662년에 만든 공도문이 여러 가지로 시대에 뒤떨어져서 1928년에 개정안을 냈지만 한 원에서 부결되어 아직도 1662년 공도문이 유일한 합법 공도문이다. 1965년부터 새 예식서가 나올 때까지 우리가 써 온 공도문도 이 1662년의 영국 공도문을 기초해서 만든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한국 교회는 다른 여러 세계 성공회같이 1662년의 영국 공도문의 구애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기도서를 만들어서 쓰게 되었다.
 

우리의 (비교적) 완전한 공도문은 1965년 8월 15일에 전국 의회 의장 이천환주교가 발행한 것이다. 공도문은 나라마다, 관구마다 그 내용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것이 포함되어 있다. 처음에 서문이 있다. 우리의 서문은 세계 성공회와 한국 성공회와의 관계, 성공회의 기본 신학적 입장, 교회를 다스리는 기구와 규칙, 성공회의 예식 등을 간략하게 기술하고 있다. 그 다음 교회의 월력, 아침 기도와 저녁 기도, 총도문, 성찬식, 세례와 견진, 고백, 혼배, 병자 심방과 같은 성사에 준하는 것, 장례 절차가 실려 있고, 성시 전편과 성직 서품식 예문이 들어 있다. 영국을 위시한 일부 교회의 공도문에는 16세기에 정한 신조 39개조가 실려 있다. 영국에서는 아직 부분적으로 효력이 있지만, 카나다나 미국 성공회에서는 역사적 참고 문헌으로 부록처럼 실려 있을 따름이다. 우리 공도문에 그것이 들어갈 이유는 없다.
 

최근까지 우리는 1965년에 나온 공도문과 실험적으로 만든 성찬식문을 함께 썼다. 교인들은 성찬식문만 가지고 다니고 한 권으로 된 공도문을 가지고 다니는 교인은 극히 드물다. 우리가 온 세계 성공회 교인들이 귀하게 들고 다니는 예식서를 안 가진 채 살아온 것이 몇몇 해인가? 지금 공도문 개정 작업이 끝나고 당분간 실험적으로 교회 예식서를 쓰게 되었다. 우리 교회 법규에 따른 여러 절차를 거쳐서 한 권의 알찬 교회 예식서가 발간되는 날을 모두가 고대하고 있다. 1998년에 시험적으로 쓰기 시작해서 2년 후 오는  2000년에 완성된 책이 나오면 35년만에 나오는 셈이다. 앞으로 다시 30여년, 한 세대가 지나면 새 예식서가 나오게 될 것이다. 단번에 오십 년, 백 년 갈 예식서를 만들려고 하면 영국같은 고생을 하게 된다. 교회도, 예식도, 언어도 시대와 함께 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