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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우상 숭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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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 숭배

본 내용은 대한성공회출판부에서 1998년 5월 발행한 책 <우리 믿음 바로 알기(김진만 저)>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준 대한성공회출판부에 감사드립니다.

출애굽기 20장에 나오는 십계명은 우상 숭배를 금하고 있다. “너희는 내 앞에서 다른 신을 모시지 못한다. 너희는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위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어떤 것이든지 그 모양을 본따 새긴 우상을 섬기지 못한다. 그 앞에 절하며 섬기지 못한다”(출애굽 20:4).

우상 숭배는 간음과 일맥 상통하는 죄였다. 레위기 18장에는 그릇된 성관계를 금하는 규정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한 ‘망측한 짓’들은 결국 우상 숭배와 다를 것이 없었다.

우상을 만드는 자들은 하나 같이 ‘바람잡이’, ‘바보들’이다. “숯불에 달군 쇠를 망치로 두드려 모양을 만든 대장장이를 보아라…목수는…사람의 초상을 뜬다. 이렇게 잘난 사람의 얼굴 모습을 본떠 우상을 만들어 그것을 신전에 모신다…신상이라고 만들어 놓고 그 앞에 엎드려 큰절을 하는구나…”(이사야 44:9-15). 그래서 후대 유대인들도 우상 숭배를 최악의 죄로 생각했다.

신약 시대에 들어 와서는 우상 숭배는 타락한 인간상의 표현으로 보았다. 바울로의 탄식이 한 예이다. “인간은 하느님을 알면서도 하느님으로 받들어 섬기거나 감사하기는커녕 오히려 생각이 허황해져서 그들의 어리석은 마음이 어둠으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똑똑한 체하지만 실상은 어리석습니다. 그래서 불멸의 하느님을 섬기는 대신에 썩어 없어질 인간이나 새나 짐승이나 뱀 따위의 우상을 섬기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하느님의 진리를 거짓과 바꾸고 창조주 대신에 피조물을 예배하고 섬겼습니다. 그러나 영원히 찬양 받으실 분은 창조주이십니다. 아멘.” (로마서 1:21-25) 여기서 바울로는 이방 사회를 묘사하고 있다. 이방인들에게도 최악의 죄는 우상 숭배이다. 우상 숭배는 욕정이 지어내는 음행, 추행, 방탕, 마술, 원수 맺는 것, 싸움, 시기, 분노, 이기심, 분열, 당파심, 질투, 술주정, 흥청대며 먹고 마시는 것, 따위와 같은 것이었다(갈라디아 5:19-21).

바울로는 이방인이 “우상을 버리고 하느님께로 마음을 돌려서 살아 계신 참 하느님을 섬기게 된 것”(I 데살로 1:9)이 그리스도교에 귀의하는 회심이라고 했다.

우상 숭배가 선교 정책의 큰 문제로 대두할 수 있다는 예가 중국 예식 논쟁이었다. 16세기 후반과 17세기 초반에 걸쳐서 벌어진 예수회 마태오 리치(1552-1610)의 선교 방법이 빚은 논쟁이다. 리치는 중국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중국의 상층 계급에 접근해서 큰 선교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중국 문화나 공자의 유교, 그리고 중국의 조상 숭배 예식이 그리스도교와 모순되지 않는다고 해서 논쟁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리치는 중국의 예식 속의 미신적인 요소와 우상 숭배의 요소를 간파하지 못했다고 해서 리치의 사후 근 100년 후인 1704년과 1715년에 클레맨트 XI에 의해서 단죄되었다.

우리의 제사나 차례는 미신이고 우상 숭배인가? 한국의 천주교와 성공회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우리 민족이 조상을 기념하는 전통적인 풍습으로 생각하고 여러 가지 상장 예식을 허용하게 되었다. 리치는 한 300년쯤 앞서 간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