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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주제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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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기도

본 내용은 대한성공회출판부에서 1998년 5월 발행한 책 <우리 믿음 바로 알기(김진만 저)>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준 대한성공회출판부에 감사드립니다.

성공회에서 옛날에는 ‘당일 축문’이라고 하고, 근래에는 천주교와 같이 ‘본기도’라고 하던 것이 이번에 개정된 예식문에서는 ‘주제 기도’라고 부르기로 했다. 영어로는 ‘콜렉트’ 라고 한다. ‘콜렉트’란 말에는 ‘모은다’, ‘모인다’는 뜻이 있다. 성찬식 시작때와 아침, 저녁 기도 끝부분에서 외우는 주제 기도는 두 가지 ‘모으는’ 의미가 있다.

첫째는 교회에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이 하느님께 청할 일을 모아서 하나의 기도로 정리한다는 뜻이다. 또 하나는 교인들이 교회에 모여서 기도 드릴 준비를 한다는 뜻이다. 원래 프랑스의 예식에서 유래하는 주제 기도는 두 번째 뜻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제 기도의 내용은 대체로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기도를 받는 분을 말한다(전능하신 주님, 영원하신 하느님 등). 그 다음 기원을 말한다 (‘이제 우리들의 믿음과 소망을 새롭게 하시어,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하고, 주님의 뜻을 따르며, 주님께 사랑을 바치게 하여 주시기를..’). 끝으로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혹은 ‘하느님께 영광을’ 등으로 기도를 마친다. 옛날 주제 기도는 언제나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였다. 그러나 중세 이래 성자 그리스도께 드리는 주제 기도가 나왔다.

영국 성공회의 예식서에 나와 있는 주제 기도는 대부분 중세 때 영국에서 쓰던 미사 경본, 특히 솔즈베리 기도서에서 따온 것이었다. 거기에다 종교 개혁 때 캔터베리 대주교이던 크랜머가 지은 몇 편이 첨가되고, 1662년 공도문에는 몇 편의 창작 기도문이 더 수록되었다.

크랜머가 지은 아름다운 기도문의 하나가 대림주일의 첫 기도문이고, 우리 예식서는 대체로 그것을 번안한 것이다;

“전능하신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스스로 낮추시어/죽을 수 밖에 없는 우리에게 오신 이 때에/ 구원의 은총을 베풀어 주십니다. 이제 우리들이 어두움의 나쁜 행실을 벗어 버리고/빛의 새옷으로 갈아 입어/ 마지막 날 주님께서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심판하러 다시 오실 때에/우리들을 다시 살려 영원한 생명 주시기를..”

주제 기도는 성찬식에서 독서에 들어가기 전에 외운다. 아침 기도와 저녁 기도 때에는 당일의 주제 기도를 외운 다음, 일년 내내 외우는 같은 주제 기도 하나씩을 외우게 되어 있는 것이 성공회의 관례이다. 미국 성공회 예식서를 보면 아침 기도와 저녁 기도에서 당일 기도를 외운 다음 하나를 골라서 드릴 수 있는 주제 기도문이 여러 개가 나와 있다. 주일에 드리는 기도, 금요일에 드리는 기도, 토요일에 드리는 기도, 삶의 쇄신을 위한 기도, 평화를 위한 기도, 은총을 위한 기도 등 때에 따라서 인도자가 임의로 골라서 드릴 수 있는 주제 기도들이 있다. 모두가 아름다운 기도문들이다.

주제 기도는 서방(로마) 교회 예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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