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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교회 안의 여자들 – 바울로의 앞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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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의 여자들 – 바울로의 앞 뒤


본 내용은 대한성공회출판부에서 1998년 5월 발행한 책 <우리 믿음 바로 알기(김진만 저)>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준 대한성공회출판부에 감사드립니다.

사도시대의 교회에서 12사도는 모두 남자였지만, 여자들이 한 사목적 역할은 대단히 컸다. 예수님은 여자들의 요청을 많이 들어 주셔서 먹을 것도 주시고 병도 고쳐 주셨다. 예수님이 수난하셨을 때 끝까지 지켜 본 것은 여자들이었다. 성모 마리아, 막달라 마리아 등이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간 최초의 사람들이었다. 예수님의 승천 후 예루살렘 성안에서 사도들이 묵고 있던 집 이층 방에는 어머니 마리아를 비롯하여 ‘여러 여자들’(사도행전 1:14)이 함께 있었다. 여자들도 남자들과 함께 세례를 받았다. 바울로가 세운 이방인 교회에는 으레 ‘귀부인’들이 모였다.

교회 안에서 여자의 역할에 제동을 건 것이 다름 아닌 바울로였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고린토 교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 14장 34-35절은 후대의 교회, 오늘날의 한국 교회가 악용하고 있는 구절이다. 교회 안에서 남자와 여자들의 행동을 차별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대목은 서신의 여러 군데에서 볼 수 있다. 여자는 남자보다 열등하니까 교회에서는 머리를 가려야 한다는 말을 한 것도 바울로였다.

한편 여자 교우들에게 최고의 찬사를 드린 것도 바울로였다: “그리스도 예수를 위해서 함께 일하는 동지 브리스카와 아퀼라에게 문안해 주십시오. 그들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내 목숨을 살려 준 사람들입니다…그들의 집에서 모이는 교회 여러분에게 문안해 주십시오..”(로마 16:3-5). 같은 장 첫머리에 나오는 페베 이야기는 매우 인상적이다: “켄크레아 교회에서 봉사하는 여교우 페베를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여러분은 함께 주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성도의 예절을 갖추어 그를 영접하십시오. 그리고 그가 여러분에게서 도움을 바라는 것이 있으면 아낌없이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페베는 많은 사람을 도와 주었고 나도 그에게 신세를 졌습니다.”

그러나 바울로가 진실로 여자들과 그들의 역할을 어떻게 생각했는가를 암시하는 대목이 갈라디아 3장에 나와 있다: “세례를 받아서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 간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를 옷 입듯이 입었습니다. 유다인이나 그리이스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아무런 차별이 없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은 모두 한 몸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26-28). 남편과 아내의 관계를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관계에 견주어서 설명한 대목(에페소 5:21이하)도 주목할 만하다.

중세 교회에서 여자들의 역할, 특히 수녀들의 증거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교황을 아비뇽에서 로마로 되돌리는 데 절대적 영향을 끼친 사람은 시에나의 카타리나였다. 13세기부터 여자들은 교육과 사회 봉사 사업의 주역이었다. 18세기 이래로 도리 공부와 주일 학교는 거의 전적으로 여자들이 운영해 왔다. 개신교에서는 물론, 성공회에도 이제 많은 여자 사제와 주교가 탄생했다. 이제 사도 시대의 바울로를 오늘날의 상황에 비추어 다시 읽고 교회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여자 교우들의 믿음과 능력과 열성을 교회 발전에 가동시키는 일대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한국 성공회도 하루 속히 준비된 여러 여자 성직 희망자에게 성교회의 사제로서 봉사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2차 대전 전에 일만 교인을 모으는 데 절대적 공헌을 한 것은 성공회의 전도부인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