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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하느님 – 하나님 – 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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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 하나님 – 천주

본 내용은 대한성공회출판부에서 1998년 5월 발행한 책 <우리 믿음 바로 알기(김진만 저)>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준 대한성공회출판부에 감사드립니다.

한국 성공회는 근년까지 하느님과 하나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었다. 백년 전에 한국에 와서 성공회를 세운 선교사들이 천주교의 관습을 따라서 ‘천주’ 라는 말을 쓰기로 정했기 때문이다. “나 홀로 하나이신 전능 천주 성부…천주로 좇아 나신 바 천주시요,…참 천주로 좇아 나신 바 참 천주심을 믿으며…” 하는 니케아 신경이 성공회 교인의 입과 귀에 익어 있다. 이 신경을 현대어로 고쳐서 외우는 실험 예식문에도 ‘천주’란 말을 그대로 답습해 왔다. 그런데 최근에 ‘천주’의 진원인 한국 가톨릭교회가 ‘천주’를 ‘하느님’으로 바꾸어서 이제 공식 기도에서 ‘천주’라는 말을 쓰는 교회는 성공회 밖에 없게 되었다는 것이 좀 얄궂은 일이다. 다행히 우리 개정 예식서에서 ‘천주’라는 한자어가 드디어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현재 성공회에서는 천주와 하느님과 하나님이 다소 무질서하게 혼용되고 있다. ‘하느님’은 (천주교와 함께) 우리가 공동번역 성경을 벌써 20년 동안 써온 것과 관계가 있다. 성공회만 다녀 온 교인들은 ‘천주’가 제일 익숙한 말이지만, 공기도 외에 일상 생활에서는 ‘천주’를 그다지 자주 들먹이지 않는다. ‘하나님’은 원래가 개신교 사람들이 쓰는 말이어서 되도록 피한다. 함부로 하느님 이름을 부르지 말라는 계명을 잘 지킨다고 할까?

그런데 성공회는 모든 하느님의 백성에게 열려 있는 종합적인 교회이어서 같은 교회에서 같은 신앙 생활을 하는 교우들의 역사가 구구각각이고, 신도는 물론 성직자들 중에도 개신교에서 오랜 동안 신앙 생활을 하거나 신학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의 귀와 입에 익숙한 말은 당연히 ‘하나님’이다. 그리고 ‘하느님’이라고 기도문이나 성경귀절에 씌여 있는 것을 읽을 때, 부지 부식간에 ‘하나님’이라고 하게 된다고 해도 극히 당연한 일이다. 한편 구공도문에 ‘천주’라고 나와 있는 대목을 ‘하느님’이나 ‘하나님’으로 고쳐 읽는 성직자들도 적지 않다.  ‘천주’는 중국말이다. 약 200년 전에 중국에 간 한국 선비들이 읽고, 가지고 들여온 가톨릭문헌에 ‘천주’로 되어 있었고, 그들이 접한 것이 ‘천주학’이었고, 천주학은 ‘천주 성삼’을 모시는 종교였다. 100여년 전에 한국에 온 성공회 선교사들은 천주교의 용어를 무조건 옮겨 써서 성공회에 천주란 말이 들어온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천주’란 말은 쓰지 않고 ‘하느님’이라는 순수한 우리말을 더 많이 쓰게 될 것이다.  희랍어를 쓰던 이방인들이 대거해서 그리스도교인이 되었을 때 자기들이 일상적으로 쓰던 희랍어(세오스)로 하느님을 불렀고, 영국인의 조상들도 이교도 조상때부터 써오던 순수한 독일어(영어도 그 계통) ‘곳트’(고드)를 그대로 썼다. 일본인들도 그리스도교의 하느님을 순수한 일본어인 ‘가미’라고 불러 왔다.

‘하나님’하면 삼위 일체 하느님이 아니라 ‘하나’라는 추상적 숫자를 신격화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나님이라고 해야 그리